DB손보, 2조3000억원 들여 美 보험사 인수
한화생명·삼성화재도 해외서 사업영역 확장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국내 보험시장이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성장이 정체되자 보험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공격적 투자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지역까지 진출하며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지난 26일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The Fortegra Group, Inc.)의 발행주식 100%를 16억5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DB손해보험의 자체 보유자금으로 집행될 예정이며, 국내보험사로서는 최대 규모다.

   
▲ 사진=DB손해보험


포테그라는 1978년 설립된 글로벌 보험그룹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특화보험, 신용·보증보험, 보증 등 보험관련서비스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보험료(GWPPE) 규모는 30억7000만달러(약 4조4000억원), 순이익 1억4000만달러(약 2000억원)를 시현했다. 현재 미국 전역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8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신용등급은 AM Best A-다.

DB손보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손해보험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본격 진입해 글로벌 성장을 위한 사업 플랫폼을 확보, 수익성이 안정적인 글로벌 보증보험 시장 진입과 국가·보험 종목별 차원의 리스크 다변화로 수익 안정성 제고 등이 기대된다.

박기현 DB손보 해외사업부문장은 “이번 인수는 국내 보험사 최초의 미국 보험사 인수이자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는 분수령”이라며 “포테그라의 전문성과 DB손보의 글로벌 네트워크·자본력을 결합해 고객 가치와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지난 7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Velocity Clearing, LLC)의 지분 75%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넘어 북미 자본시장으로의 전략적 확장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미국 현지 금융사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우수한 글로벌 금융 상품을 글로벌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했다.

뉴욕을 거점으로 한 벨로시티는 금융 거래 체결 이후 자금과 자산이 실제로 오가는 과정을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청산·결제 역량을 갖춘 전문 증권사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약 12억달러(한화 약 1조6700억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2022~2024년) 매출 기준 연평균 성장률(CAGR) 25%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생명은 기존 벨로시티 경영진과의 협업을 통해 조기 사업 안정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한화자산운용 미주법인, 한화AI센터(HAC) 등과 협력해 금융과 기술이 결합된 시너지를 키워나갈 방침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6월 영국 런던 로이즈(Lloyd‘s) 보험시장에서 유력한 보험사인 캐노피우스(Canopius)에 5억7000만달러(약 8000억원) 규모의 추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약 3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세 번째다. 삼성화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캐노피우스의 지분을 총 40%까지 확대하며 2대 주주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로이즈 시장은 런던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세계 최대의 특화 보험시장으로 테러, 납치, 전쟁, 예술품 손상, 공연 취소 등 고위험·고특화 분야의 리스크를 인수한다.

삼성화재는 캐노피우스 이사회를 통한 경영 참여뿐 아니 재보험 사업 협력 및 핵심 인력 교류 등을 통해 로이즈 시장에서의 전문성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왔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해 기준 약 3000억원 규모의 재보험 매출, 약 880억원의 지분법이익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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