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자율주행·가전 등 탑재 AI 반도체 10종 개발…국내 기술로 전 공정 추진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자율주행차, 로봇 등에 탑재될 초저전력 AI 반도체 개발에 본격 나선다. 설계부터 생산, 실증까지 전 과정을 국내 산업 생태계 안에서 '풀스택(전 공정 자체 수행)'으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개발 프로젝트./사진=산업부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부터 총사업비 1조 원 규모의 ‘K-온디바이스 AI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사업은 서버 연결 없이도 독립적으로 AI 연산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를 4대 산업(모빌리티, 가전, 로봇, 방산)에 맞춤형으로 개발하고, 실증까지 이끄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같은 내용의 4대 업종별 첨단제품 생산에 필요한 맞춤형 AI 반도체, AI SW, 모듈 등을 개발하는 1조원 규모 프로젝트는 지난 8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아 이례적으로 조기 착수가 가능해졌다. 정부는 2026년 업종별 수요기업과 팹리스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2028년까지 시제품을 개발해, 2030년까지 첨단제품에 탑재될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10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AI 서비스의 중심은 모델 개발과 클라우드 환경에 있었지만, 앞으로는 자율주행차와 AI가전, 휴머노이드 로봇 등 기기 자체에서 AI가 실행되는 온디바이스(Edge) 환경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환경에 적합한 반도체가 대부분 해외 의존이라는 점이다. K-온디바이스 AI반도체 사업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국내 기술로 독자적인 하드웨어 기반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다. 

앞서 산업부는 2030년 제조 AX 최강국 도약을 위해 지난 10일 AI반도체 M.AX 얼라이언스를 출범한 바 있다. 업종별 수요기업과 반도체 IP 기업, 팹리스, 파운드리가 참여하는 얼라이언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상호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4대 산업 분야의 수요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AI반도체 팹리스(설계), 파운드리(생산), 글로벌 IP기업(설계 블록 제공)과 협업 구조를 설계 중이다. 단순한 정부 과제가 아니라 실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산업 연계를 중심에 둔다는 설명이다.

수요기업은 제품 개발 단계에서 데이터 제공과 실증 테스트를 지원하고, 팹리스는 맞춤형 반도체를 설계한다. 파운드리는 생산을 맡고, 글로벌 IP기업은 핵심 설계 자산을 제공해 완성도를 높인다.

정부는 이 사업이 국내 팹리스 산업 성장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파운드리는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수요기업은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각 참여 주체들이 실질적인 성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온디바이스 AI반도체가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는 만큼, 향후 자율주행차, AI가전, 휴머노이드, 방산 등 업종별 얼라이언스를 통해 기술 확산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산업부는 30일 성남에서 'AI반도체 M.AX 얼라이언스 포럼'을 열고 본격적인 사업 출범을 알렸다. 이날 현장에서는 팹리스 기업들의 기술 시연과 함께 산업부-수요기업-팹리스-파운드리-IP기업 간 협력 MOU도 체결됐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AI 반도체는 제조업의 지능화를 이끄는 핵심 엔진"이라며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사업을 통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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