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의 U-20(20세 이하) 월드컵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상대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도 파라과이와 비겨 조별리그 첫 승 기회를 놓쳤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칠레 발파라이소의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 경기장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파라과이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 한국이 후반 10명이 싸운 파라과이와 0-0으로 비겨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앞선 1차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2로 진 한국은 1무 1패로 승점 1점에 그쳤다. 이날 열린 파나마-우크라이나 경기도 1-1 무승부로 끝났다.

이에 따라 B조에서는 우크라이나와 파라과이가 나란히 1승 1무, 승점 4점이 됐다. 한국은 파나마와 1무 1패, 승점 1점을 기록하며 골득실도 -1로 같지만 다득점에서 뒤져(파나마 3골, 한국 1골) 조 최하위에 자리했다. 16강 탈락 위기다.

이번 U-20 월드컵에는 총 24팀이 참가했다. 4팀씩 6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 12개팀과 3위 중 상위 4팀 등 16개팀이 토너먼트로 우승을 다툰다. 한국은 최소 조 3위라도 해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한국은 오는 10월 4일 오전 5시 파나마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놓고 다른 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날 파라과이전은 너무나 아쉬웠다. 파라과이가 전반 막판 선수 1명이 퇴장당해 후반에는 한국 11명, 파라과이 10명이 싸웠다. 그런데도 한국은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비기고 말았다.
 
이창원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김현오(대전하나시티즌)가 원톱에 포진했고, 김현민(부산아이파크)-김태원(포르티모넨스)-최병욱(제주SK)이 2선에 배치됐다. 중원은 손승민(대구FC)과 정마호(충남아산FC)가 맡았다. 포백은 배현서(FC서울)-신민하(강원FC)-함선우(화성FC)-이건희(수원삼성)로 구성했고 골문은 홍성민(포항스틸러스)이 지켰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여갔지만 오히려 슈팅 기회는 파라과이가 몇 차례 더 많았다. 경기가 치열해지면서 전반 20분도 되지 않아 함선우, 배현서, 최병욱 등 3명이 경고를 한 장씩 받아 부담도 생겼다. 

전반 29분과 30분에는 파라과이가 두 차례 코너킥에서 연이어 득점과 가까운 장면을 만들어내며 우리 골문을 위협했다. 이 시점까지 파라과이가 5개의 슈팅을 시도한 반면 한국은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전반 막바지에 한국에 예상치 못했던 호재가 찾아왔다. 경합 과정에서 파라과이의 엔소 곤살레스가 김현오를 발로 걷어차는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경고를 줬지만 이창원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VAR(비디오 판독) 대신 시행되는 FVS(Football Video Support, 비디오 판독 신청권)를 사용했다. FVS는 각 팀이 경기당 2회 사용할 수 있고, 최초 판정의 오류가 인정돼 번복되면 신청권은 유지된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 후 곤살레스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한국이 수적 우위를 확보한 것이다.

   
▲ 한국이 후반 10명이 싸운 파라과이와 0-0으로 비겨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유리한 상황에서 후반을 맞게 되자 이창원 감독은 김현오 대신 김명준(헹크)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주고 골을 노렸다. 한국은 정마호와 손승민, 김명준이 잇따라 위협적인 슛을 시도했으나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17분 백가온(부산아이파크), 후반 22분 최승구(인천유나이티드)가 교체돼 들어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김태원의 문전 슈팅 등으로 한국은 계속 몰아붙였지만 골 결정력이 떨어졌다. 경기 막판에는 교체 투입된 장신(193cm) 수비수 고종현이 전방까지 올라가 공격에 가세했으나 끝내 한국은 10명이 뛴 파라과이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한국으로서는 통한의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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