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강자 VS 신흥 강자, 품격을 갖춘 자존심 대결

[미디어펜=김태우기자]BMW가 뉴 7시리즈를 앞세워 메르세데스-벤츠가 독주하는 고급차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7시리즈와 S클래스는 BMW와 벤츠를 대표하는 플레그십 세단으로 자동차의 트렌드와 각사의 최고 기술이 집약되어있는 자동차 기술발달을 선도하는 차급에 해당한다.

   
▲ (위)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마히바흐와 (아래)BMW 뉴7시리즈/메르세데스-벤츠, BMW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새로운 프리미엄 세단의 기준을 제시할 BMW의 최고급 세단 7시리즈가 등장하며 그간 S클래스를 앞세워 고급세단시장에서 독주해온 벤츠에 도전장을 내밀며 양사의 새로운 자존심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고객들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척도 판매량에선 현재 벤츠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S클래스는 총 4630대를 판매했고 7시리즈는 1895대가 판매됐다. 수치상으로는 약 2배 이상의 차이로 벤츠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미 힘의 균형이 깨지며 완벽한 라이벌 구도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새롭게 등장한 BMW의 뉴7시리즈의 신차효과와 새롭게 선보인 최고급 편의사양들이 앞으로의 판매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3년 출시된 6세대 S클래스는 우아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한 감성품질과 최첨단 편의 사양, 벤츠특유의 안전기술까지 더해 역대 최고의 S클래스를 완성했다는 찬사가 벤츠의 성공적인 고급차시장의 안착을 가져왔다.

또 기존 하이엔드급 고급세단인 마이바흐를 S클래스로 통합시킨 것도 벤츠의 인기 급상승에 한 몫 하며 고급차 시장의 이례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반응은 더욱 폭발적이다. 10월까지만 8964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BMW 7시리즈는 1425대가 판매된 것을 비교하면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에 비해 6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고 국산 차 에쿠스(4412)보다도 2배가 넘는 차이를 보인다.

놀라운 벤츠의 기세에 눌려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던 BMW가 8년의 침묵을 깨고 새로운 모델로 반격에 나섰다. BMW는 이번 7시리즈에 자사의 그간의 기술력을 총 집대성했다는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는 BMW가 뉴 7시리즈를 선보이면서 ‘드라이빙 럭셔리’를 강조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뉴 7시리즈가 기존의 프리미엄 수준을 뛰어넘어 럭셔리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자신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플래그십 세단은 ‘쇼퍼-드리븐 카(Chauffeur driven: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가 일반적이다. 이에 플래그십 세단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오른쪽 뒷좌석 이른바 사장님 자리다.

   
▲ (사진 왼쪽)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마히바흐 실내와 (사진 오른쪽)BMW 뉴7시리즈 실내/메르세데스-벤츠, BMW

편안하고 안락하며 안전하게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BMW의 접근법은 조금 달랐다.

자동차의 본질인 잘 서고, 잘 달리며 잘 도는 기본에 충실함을 잊지 않았고 뒷좌석의 편안함은 물론이고 운전석에서 느끼는 즐거운 드라이빙도 빼놓지 않은 것이다. 아무리 플래그십 세단이라고 해도 ‘달리는 소파’로 머물지는 않겠다는 BMW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이런 뉴7시리즈의 차별화는 동작인식제어로 차량의 인포테이먼트를 조절 가능한 기능부터 리모트 컨트롤 파킹,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만든 카본 코어 등으로 뉴 7시리즈만의 고품격을 완성했다.

또 감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을 위해 야간에 1만5000개의 조명을 비추며 전혀 다른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는 ‘스카이 라운지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뒷좌석 공간을 비행기의 일등석에 준하는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750Li xDrive 프레스티지 모델에 제공) 등을 채용해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런 7시리즈는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10월에 269대가 판매되며 월 최다판매를 기록했다. 한 번에 벤츠를 추월하긴 힘들겠지만 새롭게 등장한 7시리즈의 놀라운 성능과 감성품질로 앞으로의 고객호응이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관계자는 “놀라운 성능의 양사 플래그십 세단이 본격적으로 겨뤄볼 만한 자격을 갖춘 상황에서 벌일 자존심 대결이 앞으로 고급차시장 경쟁에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이 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