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리튬, 니켈, 코발트 같은 핵심광물 가격이 상승할 경우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국제 유가 충격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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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튬, 니켈, 코발트 같은 핵심광물 가격이 상승할 경우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국제 유가 충격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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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핵심광물 가격 충격이 우리나라 물가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분석: 국제 유가와의 비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유가와 핵심광물 가격이 국내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핵심광물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더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연구진은 벡터오차수정모형(VECM)을 기반으로 충격반응함수(IRF)와 예측오차분산분해(FEVD) 기법 등 통계 분석 기법을 활용해 유가와 핵심광물 가격이 국내 생산자물가(PPI)와 소비자물가(CPI)에 어떤 경로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국제 유가의 경우 물가에 빠르고 강한 단기 충격을 주는 반면, 핵심광물 가격은 단기 영향은 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진적으로 영향을 확대하며 장기적인 파급 효과를 발생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원자재가 쓰이는 방식에서 비롯된다. 유가는 공장이나 운송비 등 에너지 비용으로 곧바로 반영되지만, 고부가가치 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인 핵심광물은 배터리와 전자부품,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공정을 거쳐 최종 제품 가격에 천천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즉 해당 가격이 오르면 생산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제조업 전반의 비용 구조에 영향을 주며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 같은 영향은 시차를 두고 누적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단기 충격 분석만으로는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다.
또한 예측오차분산분해 결과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확인됐다. 분석 초반에는 국제 유가의 물가 기여도가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시계열이 길어질수록 핵심광물 가격 충격의 기여도가 점차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핵심광물 가격이 물가 상승의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국제 유가는 그간 물가 분석의 중심 변수로 다뤄져 왔지만, 최근 핵심광물의 중요성이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며 "물가안정 정책에서도 핵심광물 가격과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요 핵심광물의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아, 공급망 리스크에 민감한 구조다. 실제로 핵심광물은 일부 국가에 집중된 생산 구조를 갖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나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그 충격이 국내 물가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에서는 단기적인 유가 충격 대응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핵심광물 가격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산업·통상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공급국 다변화 ▲전략 비축 확대 ▲국내 대체 기술 개발 ▲공급망 정보체계 구축 등이다.
연구진은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복합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존의 유가 중심 대응에서 나아가 핵심광물과 같은 신흥 원자재에 대한 장기적 대응 전략도 병행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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