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인재·기단 현대화 ‘3박자’ 맞췄다
공정위 마일리지 통합안·신규 채용·70조원 투자
행정 절차 마무리되면 ‘메가 캐리어’ 출범 가시화
[미디어펜=이용현 기자]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위한 고비들을 하나씩 넘기며 ‘통합 대한항공’ 출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간 가장 큰 난관으로 꼽혔던 마일리지 통합안이 구체화되고 공개 채용이 시작되면서 인재 확보에 나서면서다. 

   
▲ 대한항공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은 소비자 이익을 전면에 내세운 마일리지 통합안을 제시했다. 대한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안에 따르면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는 합병 후 10년간 별도 계정으로 운영하고, 고객이 원할 경우 대한항공의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 비율은 탑승 마일은 1:1, 제휴 마일은 1:0.82로 정해졌다. 마일리지의 통상 유효기간이 10년인 점을 고려해 소비자 보호 기간을 동일하게 설정한 셈이다.

이와 함께 우수회원(엘리트) 등급 산정 시에는 기존 아시아나 탑승 실적을 통합항공사 등급 심사에 반영하되 기존 등급과 새 기준 중 고객에게 유리한 쪽을 인정하는 방안을 내놨다. 공정위는 이 안을 바탕으로 오는 13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심의할 예정으로, 업계에서는 이 안이 확정될 경우 사실상 통합의 ‘행정 마지막 관문’이 해소된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인재 확보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지난달 22일부터 대한항공은 2026년 공개 채용을 공식화하며 일반직·기술직·객실승무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는 통합항공사 출범 이후 늘어날 기단 운영, 노선 확대, 신규 정비체계 구축 등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재채용은 국내외 노선망 확대에 맞춰 우수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단계”라며 “통합 이후 시너지를 극대화할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대폭 확대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보잉사로부터 항공기 103대를 도입하고, GE와 대형 엔진·정비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신규 항공기 도입을 통해 연료 효율이 높은 차세대 모델로 교체율을 높이고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한편 정비 효율을 극대화해 운영비 절감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계약 규모는 약 362억 달러(약 50조원)에 달하며 관련 부품·정비 계약을 포함하면 최대 70조원대의 장기 투자로 추정된다. 통합 이후 기존 아시아나 보유 항공기 일부는 정비 효율성 및 노선별 수요에 따라 순차적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대규모 자금 집행에 따른 부담은 장기차입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최근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확보했고 장기차입금 잔액 역시 전년 대비 증가했다. 과거 유상증자와 기내식 사업 매각 등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했던 만큼, 이번에는 부채 중심의 자금조달과 자본시장 활용을 병행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통합이 단순한 기업 합병을 넘어 소비자 권익, 산업 경쟁력, 재무구조 등 복합적인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면서 안정적인 합병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마일리지 통합안 최종 확정과 국토부의 운수권 재배분이 완료되면 통합 대한항공 출범은 시간문제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메가 캐리어’로서의 통합 대한항공 출범이 현실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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