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 컨설팅 보고서…"엔진 효율성 경쟁사보다 떨어져"

[미디어펜=김태우기자]폭스바겐게이트 이후 완성차업계에 환경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곳곳에서 현대차가 환경규제보다 뒤쳐질 것 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현상태의 현대·기아자동차라면 유럽연합(EU)의 202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현상태의 현대·기아자동차라면 유럽연합(EU)의 202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미디어펜DB

FT는 PA 컨설팅 보고서를 인용해 현대·기아차의 2014년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이 전년보다 많았다면서 대형 자동차회사로는 유일하게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싸움에서 패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U의 대기환경 목표에 따라 유럽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2021년까지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 이하로 낮춰야 한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1g/㎞를 초과할 때마다 대당 연간 95 유로(약 11만9000원)의 벌금을 내게 돼 있다.

P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3년 129.8g에서 2014년 130.5g으로 늘었다. PA는 현대·기아차의 2021년 예상 배출량이 98.8g으로 목표치 달성에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PA 컨설팅의 자동차산업 전문가인 토마스 괴틀은 “현대와 기아의 배출 실적을 보면 심히 걱정스럽다. 2021년 목표에 가까이 갔다가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일한 업체다”고 FT에 말했다.

그는 “현대와 기아의 가솔린·디젤 엔진은 경쟁업체보다 비효율적이다. 포드보다 이산화탄소를 10g 더 뿜어낸다"면서 "판매 모델 중에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는 유럽 환경단체 ‘교통&환경’의 보고서에서도 지금의 이산화탄소 감축 추세라면 2021년의 EU 목표치를 맞추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번 PA 전망과 관련 이산화탄소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같은 친환경차를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2016년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갖춘 전기차를 도입하고 내연기관 차량 라인업의 70%를 더 효율적인 차량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기아차도 하이브리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니로 같은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를 대폭 늘리고 가솔린·디젤 차량도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PA 분석 결과, 자동차 제작사 가운데 PSA 푸조 시트로앵과 피아트 크라이슬러, 르노 닛산, 도요타, 볼보 등은 목표치 달성 궤도에 있는 것으로 나왔다.

반면, 폴크스바겐과 BMW, 재규어 랜드로버는 이산화탄소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앞서 발표한 2020 로드맵을 목표로 꾸준히 R&D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현재 과도기적 단계에 놓여있을 뿐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며 “앞으로 현대기아차가 친환경 차량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말 2020년까지 친환경차를 기존 7개에서 22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소형부터 SUV에 이르는 풀라인업을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전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글로벌 2위권으로 진입하겠다는 내부적인 목표를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