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A 다저스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누르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진출했다. 김혜성이 연장 11회말 대주자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기에 처음 출전, 끝내기 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와 NLCS 진출을 확정짓는 역할을 해냈다.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 4차전 홈 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필라델피아를 2-1로 꺾었다.

이로써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필라델피아를 제치고 NLCS에 선착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다저스는 2년 연속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 다시 한 번 정상을 노리게 됐다.

   
▲ 연장 11회말 대주자로 나선 김혜성이 상대 실책으로 끝내기 득점을 올리며 다저스의 챔핀언십 시리즈가 확정되자 선수들이 몰려나와 격하게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MLB닷컴 홈페이지


9회까지 두 팀은 1-1로 맞서 연장 승부를 벌여야 했다. 

다저스는 11회말 1사 후 토미 에드먼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 기회를 열었다. 다저스 벤치는 에드먼 대신 김혜성을 대주자로 기용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와일드카드시리즈 두 경기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까지 한 번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김혜성은 가을야구 6경기 만에 처음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2아웃이 된 다음 맥스 먼시가 중전 안타를 치자 김혜성은 재빨리 3루까지 내달려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볼넷을 얻어 2사 만루가 된 상황.

여기서 앤디 파헤스가 투수 쪽으로 평범한 땅볼을 쳤다. 필라델피아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해 있던 오리온 커커링이 이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하고 더듬었다. 급하게 공을 잡은 커커링이 홈을 향해 던졌으나 어이없는 악송구가 됐고, 그 사이 김혜성이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다저스를 챔피언십시리즈로 이끈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김혜성이 됐고, 다저스 선수들은 모두 몰려나와 함께 격하게 자축을 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선발투수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와 타일러 글래스노우(다저스)의 호투 맞대결로 6회까지 팽팽한 0-0 균형이 이어졌다.

   
▲ 선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다저스 승리의 발판을 놓은 타일러 글래스노우. /사진=LA 다저스 SNS


7회초 필라델피아가 0의 균형을 깼다. 다저스 투수가 글래스노우에서 에밋 시헨으로 바뀌자 선두 타자 J.T. 리얼무토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맥스 케플러가 1루 쪽 병살타성 땅볼을 쳤을 때 1루주자 리얼무토는 2루에서 포스아웃됐지만 1루로 연결된 볼을 베이스 커버 들어간 투수 시헨이 포구 실책을 범했다. 이 실책으로 타자주자 케플러는 2루까지 갔고, 다음 타자 닉 카스테야노스가 좌익선상 적시 2루타를 때려 선취점을 뽑았다.

실점한 다저스가 즉각 반격했다. 7회말 1사 후 알렉스 콜이 볼넷을 고르고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좌전 안타를 때려 1, 2루를 만들었다. 필라델피아는 무실점 호투하고 있던 산체스를 내리고 조안 두란을 구원 투입했다.

안디 파헤스의 1루 땅볼로 2사 2, 3루가 된 뒤 오타니 쇼헤이는 고의4구로 걸어나가 만루가 채워졌다. 무키 베츠가 침착한 승부로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1-1 동점이 됐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삼진을 당하며 추가점은 나오지 않았다.

다저스는 8회초 사사키 로키를 세번째 투수로 투입했다. 사사키가 연장 10회까지 3이닝을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고 완벽하게 틀어막았지만 다저스 타선도 필라델피아 불펜진을 공략하지 못해 10회까지는 1-1 상황이 이어졌다.

   
▲ 8회초 구원 등판해 3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다저스 승리에 중간 기둥 역할을 해낸 사사키 로키. /사진=LA 다저스 SNS


11회초 다저스 4번째 투수 알렉스 베시아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짓자, 11회말 공격에서 상대 실책에 의한 대주자 김혜성의 끝내기 득점이 나오며 극적으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필라델피아는 연장전으로 돌입하자 5차전 선발투수로 예정된 헤수스 루사르도까지 10회말 투입하는 초강수를 구사했다. 벼랑 끝으로 몰린 필라델피아는 배수의 진을 쳤지만 루사르도가 11회말 안타 2개를 맞고 2사 1, 3루로 몰린 뒤 강판했고, 불을 끄러 나섰던 커커링이 실책을 범하면서 허망하게 패해 탈락하고 말았다.

다저스 선발 글래스노우는 6이닝 동안 2안타와 볼넷 3개를 허용했으나 삼진 8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8회~10회 3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사사키와 함께 승리의 발판을 든든하게 놓았다. 11회초 1이닝을 던진 베시아가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한편 다저스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는 이날 4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만 얻어냈다. 오타니는 이번 디비전시리즈 4경기에서 18타수 1안타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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