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미국의 베테랑 투자자인 하워드 마크스는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높긴 하지만 거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마크스는 13일(현지시간) CNBC의 사라 아이젠과의 인터뷰에서 "AI 관련 기업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높긴 하지만 미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비싸다고 해서 내일 당장 하락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직 거품은 아니다는 뜻이다.

시장 사이클과 투자 심리에 대한 통찰로 유명한 마크스는 AI 주식에 대한 열기가 분명하지만, 아직 진정한 거품인 '광기' 수준에는 도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거품의 핵심 요소는 심리적 과잉, 일시적인 광기이다. 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괜찮다는 인식이 생기는데, 지금은 그런 광기의 수준을 감지하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아직 이 현상에 거품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올해 투자자들은 AI 관련 종목에 대거 몰리며,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을 역사적 고점으로 끌어올렸다. 

마크스는 1990년대 후반의 인터넷 붐과 지금의 AI 붐을 비교했다. 당시 사람들은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1998년, 1999년, 2000년 초에 상장한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 기업 대부분은 결국 무가치해졌다"고 했다.

그는 거품에서는 반복되는 심리적 패턴이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현재의 선도 기업들이 계속 지배할 것이라 믿고, 심지어 후발주자들도 성공할 것이라 기대하며, 성공 가능성이 아주 낮은 기업에도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는 "성공 확률이 2%인 기업이라도 100배 성장할 수 있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보는 건데, 그건 지나친 기대"라면서 " 그게 바로 거품 심리"라고 말했다.

마크스는 "사람들이 AI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건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것을 가져다줄 가능성도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그것이 무엇을, 언제, 어떤 형태로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리고 저는 지금의 상황이 광기적 행동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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