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쩔수가없다'에 특별출연...'페르소나' 김해숙도 한 장면에 힘 실어줘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유연석이 박찬욱 감독에게 입은 22년 전 무명 시절의 은혜(?)를 지금 대한민국 대표 배우가 된 후 톡톡히 보운했다. 

유연석은 현재 상영 중인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미리’(손예진)가 근무하는 치과의 의사 ‘오진호’ 역으로 특별출연했다. 영화 속에서 오진호는 ‘만수’(이병헌)의 질투심을 자극하며 극에 색다른 재미와 긴장을 더하는 역할이다. 

유연석은 지난 2003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이우진’(유지태)의 고교 시절을 연기했다. 

   
▲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치과의사로 특별출연한 유연석. /사진=모호필름 제공


이때 유연석은 함께 출연한 윤진서와 남매지간이면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남매 간의 근친상간이라는 쉽지 않은 감정과 연기가 필요한 역할을 해냈다. 

특히 학교 창고에서의 러브신이나, 댐에서 윤진서가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걸 부여잡으며 감정선이 극한에 이르는 연기를 해냈다. 그리고 바로 이 사건이 이우진이 오대수(최민식)를 15년 간 감금하고, 풀어준 이후에도 그를 계속 조종하고, 결국 오대수가 스스로 자신의 혀를 자르게 만드는 발단이 됐던 중요한 내용이었다.

유연석이 박찬욱 감독에게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바로 '올드보이'가 유연석에게 연기의 길을 열어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와 영화, 연극과 뮤지컬 등 유연석이 활약했던 그 모든 장르를 통틀어 '올드보이'가 배우 유연석의 시작이었던 첫 작품이었던 것.

그러니 유연석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연기의 길을 열어준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 특별출연함으로써 22년 전의 은혜를 톡톡히 갚은 셈이다.

   
▲ 김해숙도 옥탑방 주인 아주머니로 '어쩔수가없다'에 깜짝 출연했다. /사진=모호필름 제공


'어쩔수가없다'에는 유연석 외에 또 다른 특별한 인연의 특별출연이 있다. 국내 중견 여배우의 대모격인 김해숙이다.

김해숙은 이 영화에서 ‘만수’가 옥상에서 고추 화분을 들고 모종의 결심을 하는 순간, 그에게 말을 건네는 옥탑방 주인 아주머니로 깜짝 등장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해숙은 영화 '박쥐'에서 아들을 과잉보호하는 ‘라 여사’로, '아가씨'에서는 저택을 관리하는 집사 ‘사사키 부인’으로 박찬욱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영화계에서는 김해숙을 '박찬욱의 또 다른 페르소나'라고 부르기까지 할 정도로 두 사람 간의 인연은 깊다.

22년 만의 보은이든, '또 다른 페르소나'든 등장만으로도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낸 유연석과 김해숙의 그야말로 '특별'한 출연은 '어쩔수가없다'의 또 다른 재미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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