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민 “출석일 협의 없이 사흘 간격으로 발송...명백한 정치기획 체포”
박정현, 경찰청장 직무대행 향해 “적법하게 처리된 것을 왜 답하지 못하느냐”
이달희 “김현지 논란 덮고 새 정권 공 세우려고 이슈 만들었나”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여야는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기획된 정치체포’라며 의혹을 제기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여섯 차례 출석 요구 불응 후 이뤄진 적법한 체포’라며 반박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경찰청 현장 국정감사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향해 “추석 연휴 시작 날 국민 한 사람이 경찰에 전격 체포되는 광경을 목격했다”며 “국민들이 충격받았고 이 충격을 이해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따졌는데 더 충격이었다. 이건 기획체포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8월 12일, 20일, 25일 총 세 차례에 걸쳐 영등포경찰서가 출석요구서를 속사포처럼 발송했다”며 “12일 발송 후 14일 출석, 20일 발송 후 24일 출석, 25일 발송 후 29일 출석하라고 한다. 출석일 협의도 없이 사흘 간격으로 날린 건 이례적”이라고 비판했다.

   
▲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7./사진=연합뉴스

그는 “또 출석요구서 발송 전 사전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무작위 3회 발송 후 영등포서 수사2과장은 형식적을 보내는 것이니 신경쓰지 말라고 뒷통수를 쳤다”며 “이 전 방통위원장은 과거 대전 유성경찰서에서 조사받을 때 성실하게 출석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9월 9일 오전 영등포서 수사2과장과 이 전 방통위원장은 을지훈련 일정 등을 이유로 27일 출석하기로 합의했는데, 경찰은 그날 오후 다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며 “그 뒤로 4·5·6차 요구서가 기계적으로 발송됐다. 27일 출석이 예정돼 있었는데 기다리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진숙이 국회 방송법 필수업무 보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음에도 경찰은 그날 검찰에 체포영장을 신청했다”며 “결국 10월 1일 영장이 발부되고, 추석 연휴 첫날 자택에서 전격 체포됐다. 이는 명백한 정치기획 체포”라고 주장했다.

유 직무대행은 “해당 사건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공소시효가 짧아 신속한 수사가 필요했다”며 “여섯 차례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을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도 없는 사람을 연휴 첫날 수갑 채워 체포한 건 전례가 없다”며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 논란을 덮어주고 새 정권의 공을 세우기 위해 이슈를 만든 것인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방통위원장은 여섯 차례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일반 국민은 한 번만 불응해도 바로 체포되는 경우가 많다”며 “체포 적부심 과정에서 법원도 영장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절차상 하자 없이 적법하게 잘 처리된 것을 왜 명확히 답하지 못하느냐”고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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