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가 난타전 끝에 간신히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첫 판을 이겼다.
한화는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2025 KBO 포스트시즌 PO 1차전에서 9-8로 승리를 거뒀다.
중요한 1차전을 잡은 한화는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진출 확률 76.5%를 확보했다. 역대 5전 3선승제 PO에서 1차전 승리팀이 KS에 오른 것은 34회 중 26회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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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채은성이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SNS |
정규시즌 2위 한화는 PO에 직행해 있었고, 4위 삼성은 와일드카드결정전(NC 다이노스 상대 1승 1패)과 준플레이오프(SSG 랜더스 상대 3승 1패)를 거쳐 올라왔다.
한화는 정규시즌 후 공백기가 있었기에 실전 감각이, 삼성은 포스트시즌 들어 6경기나 치렀기 때문에 선수들의 피로도가 우려됐다. 양 팀이 우려했던 일은 타자보다는 선발투수 쪽에서 나타났다.
한화 선발 코디 폰세는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정규시즌 투수 4관왕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난타전을 부른 장본인이 됐다. 팀 타선의 지원 덕에 승리 투수가 되긴 했지만 이름값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피칭 내용이었다.
삼성 선발로 나선 헤수스 가라비토도 3⅓이닝 7피안타 2볼넷 5실점하고 일찍 물러나 기대에 못미쳤다.
양 팀 타선은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졌다.
삼성이 폰세 공략에 성공하며 먼저 점수를 냈다. 2회초 선두 타자 르윈 디아즈의 안타와 김영웅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 3루에서 이재현이 우중간 2루타를 날려 2점을 선취했다. 한화의 중계플레이 과정 실책을 틈타 이재현은 3루까지 갔다. 1아웃이 된 다음 강민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이재현이 홈을 밟아 3-0으로 리드를 잡았다.
한화가 곧바로 2회말 반격했다. 하주석과 김태연의 연속 안타, 최재훈의 진루타로 1사 2, 3루 찬스를 엮었다. 심우준이 3루수 땅볼을 쳤을 때 3루 주자 하주석이 런다운에 걸려 아웃되면서 2사 2, 3루가 됐다.
여기서 묘한 상황이 나왔다. 손아섭이 친 빗맞은 투수 앞 땅볼을 잡은 가라비토가 1루는 늦었다고 판단한 듯 1루 대신 홈 송구를 했다. 송구가 조금 높아 강민호가 잡아 태그하는 사이 김태연이 슬라이딩으로 아슬아슬하게 홈 터치를 먼저 해 세이프됐다.
이 실점을 하면서 가라비토가 흔들렸다.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로 몰린 뒤 문현빈에게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순식간에 4-3으로 역전됐다. 노시환의 적시타가 이어져 5-3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폰세가 이 역전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삼성이 3회초 김지찬, 김성윤의 연속안타에 이어 구자욱의 희생플라이, 김영웅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 5-5 동점으로 균형을 되찾았다.
삼성은 4회초에는 김태훈이 폰세를 우월 솔로포로 두들겨 6-5로 재역전했다. 정규시즌에서 폰세가 3이닝 연속 실점한 적도, 6실점이나 한 적도 없었다.
그나마 폰세가 5회, 6회초를 실점하지 않고 막자 한화 타선이 6회말 또 한 번 역전을 시켜놓았다. 선두타자 심우준이 2루타를 치고나갔고, 손아섭이 바뀐 투수 배찬승으로부터 적시 2루타를 때려 6-6 동점. 계속된 공격 2사 2, 3루에서는 채은성이 구원 등판했던 이호성을 상대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쳐 8-6으로 재재역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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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채은성이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SNS |
폰세에 이어 7회초 한화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문동주가 역투했다. 최고 구속 161.6km까지 찍은 강속구를 앞세워 8회까지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8회말 한화 채은성이 또 1타점 적시타를 쳐 9-6으로 달아나며 승리 안정권에 든 듯했다.
그러나 9회초 마무리 등판한 한화 김서현이 첫 상대한 타자 이재현에게 우중월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흔들렸다. 삼성 타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김태훈의 안타와 진루타, 대타 이성규의 적시타로 또 한 점을 만회해 8-9로 턱밑까지 쫓아갔다.
한화는 어쩔 수 없이 김서현을 강판시키고 김범수를 급히 구원 등판시켰다. 김범수가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책임져 한 점 차 리드를 지키고 어지러웠던 경기를 끝냈다.
한화 타선에서는 채은성이 3안타 3타점, 문현빈이 2안타 3타점 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2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경기 후반 분위기를 휘어잡은 문동주가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삼성 이재현은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 팀은 19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펼친다. 한화는 라이언 와이스, 삼성은 최원태를 선발 예고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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