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때보다 길어…"이번엔 단기간 내 회복 어려울 수도"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15∼29세)의 고용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내리막을 이어가고 있다. 외부 충격이 아닌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하락세라는 점에서, 반등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커진다.

   
▲ 일자리를 잃었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집에서 그냥 쉬는 '청년 백수'들이 지난달 120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거나, 비경제활동 인구 중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인 청년의 수를 모두 더하면 120만7000명이었다. 사진은 17일 서울 한 서점에 취업 관련 책들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19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45.1%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전년 동월 대비 17개월 연속 하락으로,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약 16년 만의 최장 기록이다. 당시에는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와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2005년 9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51개월간 하락세가 이어진 바 있다.

고용률은 전체 인구 중 취업자의 비중을 의미한다. 인구 감소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고용 상황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최근 청년 고용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꼽힌다. 임금과 고용 안정성이 높은 제조업·건설업이 침체되면서 취업문이 좁아지고, 구직 의욕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8월 제조업 취업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여파로 6만1000명 줄며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설업 역시 장기 불황 속에 8만4000명 줄어 1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달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로 전체 취업자는 30만 명 넘게 늘었지만, 단기직 중심 증가에 그치며 청년층 취업자는 오히려 14만6000명 감소했다.

최근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채용 기조도 청년층 고용률 하락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런 최근 상황은 외부의 일시적 충격으로 청년 고용시장이 악화했던 과거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과거 청년층 고용률이 고전하던 때는 모두 외부 악재가 주된 원인이었다. 고용률 하락세는 외부 충격이 해소되면서 자연스럽게 반등하는 패턴을 보였다. 금융위기 때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안정을 찾으면서 고용률이 상승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때도 상황이 나아지면서 15개월 만인 2013년 9월 반등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역시 2020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하락하다가 회복했다.

하지만 최근 청년 고용 한파는 잠재성장률 부진, 채용 기조 변화 등 내부의 구조적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거 청년 고용 부진은 일시적인 충격이 원인이었다면 지금은 경제가 신규 일자리를 충분히 창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단기간에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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