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7년 만에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뜻밖의 시련을 겪고 있다. 믿고 또 믿었던 외국인 원투펀치가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 2차전에서 잇따라 무너진 것이다.

한화는 지난 18~19일 삼성과 대전 홈 경기 1, 2차전에서 1승 1패를 거뒀다. 1차전은 9-8로 가까스로 이기긴 했지만 선발 코디 폰세가 6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폰세는 타선의 화끈한 지원 덕에 승리투수가 되긴 했지만 시즌 4관왕(다승, 승률, 평균자책점, 탈삼진)에 오른 위용은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2차전은 한화가 3-7로 패했는데, 라이언 와이스가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것이 패배를 불렀다.

   
▲ 플레이오프 3차전에 한화 선발로 출격하는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SNS


1승 1패로 시리즈 승부는 아직 모르지만, 3차전 대구 원정경기에 나서는 한화의 분위기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한화가 믿는 구석은 3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영원한 에이스'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삼성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와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해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은 예전만큼 활약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승(8패), 올해는 9승(7패)을 올렸다. 올 시즌 폰세가 17승(1패), 와이스가 16승(5패)을 거둔 것에 비해 류현진의 기여도는 낮았다.

그래도 류현진은 류현진이다. 한화에서 류현진만큼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선수도 없다.

류현진은 프로 데뷔 1, 2년차였던 2006년과 2007년 두 차례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총 8경기(준플레이오프 3경기, 플레이오프 2경기, 한국시리즈 3경기)에 등판해 34⅓이닝을 던졌고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9경기에 나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4.54의 성적을 냈다.

여기에 국가대표로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에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큰 경기 경험은 현역 어느 투수보다 풍부하다.

시리즈의 흐름상 21일 열리는 3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로 향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류현진으로서는 폰세와 와이스의 부진으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려내고 한국시리즈행 확률을 높이는 중책을 안고 이날 마문드에 오른다.

류현진의 올 시즌 삼성전 상대 성적은 2경기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4.50(10이닝 5실점)으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류현진은 이날 삼성전에서는 더욱 집중력을 갖고 한 구 한 구 전력 피칭을 해야 할 것이다.

   
▲ 삼성의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나서는 후라도. /사진=삼성 라이온즈 SNS


선발 맞상대 후라도는 강적이다. 올 시즌 30경기에서 무려 197⅓이닝이나 소화하며 15승(8패)을 올렸고 평균자책점도 2.60으로 수준급이었다. 특히 한화를 상대로 2경기 등판해 모두 승리투수가 되면서 14이닝 동안 단 1실점(평균자책점 0.64)만 하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

또한 후라도는 이번 포스트시즌에 3번이나 등판해 한국 무대에서의 가을야구 경험을 익혔다.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선발 6⅔이닝 4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고,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9회말 동점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끝내기 홈런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SSG와 4차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삼성을 PO에 올려놓았다.

류현진이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보여주며 7년 만에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는 한화의 한국시리즈행에 앞장설 것인지, 후라도가 2차전 최원태(7이닝 1실점)의 역투 바통을 이어받아 삼성의 업셋에 한 몫 해낼 것인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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