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요 석화업체들 적자 시달려도 금호석화·SK케미칼은 ‘흑자’
금호석화는 합성고무, SK케미칼은 친환경 소재로 특화
생산능력 확대하고 투자 늘려 특화제품 경쟁력 지속 확보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글로벌 수요 침체와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인해 장기 불황에 빠진 가운데 금호석유화학과 SK케미칼이 흑자를 내며 선방하고 있다. 이는 두 회사가 특화제품을 앞세워 차별화 전략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고부가 특화제품 생산능력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 금호석유화학 여수 고무공장 전경./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85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78억 원보다 6.1% 감소했으나 업황 부진 속에서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SK케미칼은 올 상반기 그린 케미칼 부문에서 85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575억 원 대비 48.7% 증가한 수치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 사업에서 적자에 시달렸으나 금호석유화학과 SK케미칼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고부가 특화제품으로 안정적 수익성 확보

양사가 불황 속에서도 흑자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에 집중한 전략이 있었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를 주력 제품으로 삼아 매출을 유지했으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도 방어했다. 

특히 전기차 타이어용 합성고무인 SSBR은 친환경·고성능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의료·산업용 장갑 소재인 NB라텍스도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든든한 수익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SK케미칼은 친환경·재활용 소재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대표적인 제품인 코폴리에스터는 우수한 투명성·내화학성·가공성·성형성을 갖추고 있어 화장품 용기, 전자부품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화학적 재활용 기술에 기반한 코폴리에스터 생산하면서 친환경성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소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기존 석유 기반 폴리올을 대체할 수 있는 100% 바이오 기반 신소재 PO3G,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화학적 재활용 PET 수지 등도 친환경·재활용 소재 분야의 강점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범용 제품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더 이상 살아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에 집중해온 업체들이 다른 기업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 화학적 재활용 PET로 제작한 생수병./사진=SK케미칼 제공


◆앞으로도 특화제품에 집중…투자로 경쟁력 높인다

금호석유화학과 SK케미칼 모두 앞으로도 특화제품 강화에 집중하며 수익성과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갈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은 SSBR의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안으로 연간 3만5000톤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도록 증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SSBR 생산능력은 연간 12만3000톤에서 15만8000톤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는 글로벌 친환경 타이어 수요 증가에 맞춘 선제적 대응으로 수익성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케미칼은 올해 6월 바이오매스 함량을 높인 고내열 코폴리에스터 전용 설비 개조 투자를 통해 품질을 더욱 높이고, 공급 능력도 확보했다. 또 재활용 PET 소재 추가 설비 투자를 진행해 중장기 재활용 소재 수요 확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리사이클 이노베이션 센터도 구축해 친환경 소재 시장 선도 기업으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재현 SK케미칼 사장도 최근 친환경·재활용 소재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안 사장은 “SK케미칼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재활용 분야에서 기술력과 품질, 상용성 측면에서 가장 앞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재활용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플라스틱 시장에서 K-재생 플라스틱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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