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과제로 경찰국 폐지·국가경찰위원회 권한 높이는 일 제시
“교제 폭력·스토킹 범죄에 적극적이고 선제적 대응 필요” 언급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지난 12월 3일 내란 때 극히 일부이지만 경찰 지휘부가 친위쿠데타에 가담했다”며 “국민주권 정부는 경찰이 헌법과 국민을 수호하는 민주경찰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경찰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3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경찰국 폐지부터 국가경찰위원회의 권한과 위상을 높이는 일까지, 국민을 섬기는 민주 경찰로의 도약을 멈추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경찰에는 ‘민주 경찰’의 빛나는 모범이 있다”며 “4.3사건 당시 군의 지시에 저항하며 시민을 보호한 고(故) 문형순 경감,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의 편에서 독재 권력과 맞선 고 이준규 경무관과 고 안병하 치안감이 그들”이라고 했다. 

이어 “14만 경찰관 여러분, 이 중요한 과업이 일방적 희생과 헌신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점, 너무 잘 알고 있다”며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원칙은 14만 경찰 가족들에게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의 국가와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합당한 대우로 응답하는 나라, 국민을 위한 헌신이 자긍심과 영예로 되돌아오는 그런 나라가 반드시 되어야 한다”며 “경찰관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의료복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업무 역량을 높일 지원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2025.10.21./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바로 국가이자 정부라는 마음가짐으로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며 “다가오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APEC) 정상회의에서도 치밀하고 빈틈없는 대응으로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을 전 세계에 보여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면서 또 "마약, 보이스피싱, 딥페이크 사이버 범죄 등 범죄의 양상이 국경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도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 경찰 업무의 국가 간 공조 및 관계기관 간 협업 강화와 첨단 인공지능 기술에 접목, 시민과 함께 치안 협력체계를 만들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제시했다. 

또 자치경찰제의 단계적 확대를 강조하면서 “수사·기소 분리를 앞두고 수사의 책임성과 공정성, 전문성과 신속성을 끊임없이 높여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발생한 범죄는 강력하게 엄단하되, 피해 예방과 재발 방지 노력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교제 폭력이나 스토킹 범죄의 경우 늦장 대응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행사는 국민주권정부의 첫 번째 경찰의 날 기념식으로서 경찰의 상징적인 공간인 경찰청 본청에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이는 경찰의 80년 역사를 돌아보고,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을 열겠다는 경찰의 의지와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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