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서 국힘 박덕흠 의원 “신고자 신원 보호 중요”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지난 5일 남자친구였던 개그맨 이진호의 음주운전 사실을 신고한 후 여자친구로 지목된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신고자 신분 노출’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남부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은 이 사건 신고자의 정보가 언론에 유출된 경위에 관해 질의하며 "개그맨 이씨의 음주운전 사건과 관련, 신고자가 여자친구라는 것이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며 "결국 신고자는 심적 부담에 시달리다가 숨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신고자의 신원 보호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보복이나 불이익 등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어떻게 신고하겠느냐"고 범죄 신고자의 신변 노출이 가져오는 심각성에 대해 지적했다.

   
▲ 개그맨 이진호의 여자친구로 알려진 A씨가 이진호의 음주운전을 신고한 후 언론에 노출돼 심적 부담을 안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제 제기됐다。사진은 지난 해 10월 인터넷 불법 도박 사실을 고백한 코미디언 이진호가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황창선 경기남부경찰청장은 "해당 보도는 디스패치라는 매체를 통해 나왔다"며 "정보 유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지적한 것처럼 신고자의 신원 유출은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신고자의 신분이 연예 전문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경찰을 통해 신고자의 신원이 노출되거나, 인터넷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노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로 인해 신고자가 심적 부담을 갖거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는 것. 이번 경우는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사건이라 그 파장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찰에서도 신고자 신원 노출 문제에 대해 보다 심각한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하는 것은 물론, 특히 피의자가 유명인인 경우 언론들이 특종 경쟁에 매몰돼 무분별하게 신고자 신원을 노출하는 행위도 근절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한편 이진호는 지난달 24일 새벽 혈중알코올농도 0.12%의 음주 상태로 인천에서 주거지인 양평까지 100㎞가량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이진호의 여자친구 A씨가 신고자였다는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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