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 심리 위축…기술적 조정장 불과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최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오던 국제 금값이 21일(현지 시간) 5% 넘게 급락하는 등 코로나 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 최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오던 국제 금값이 21일(현지 시간) 5% 넘게 급락하는 등 코로나 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미지 생성=gemini


이날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오후 1시 45분 전장 대비 5.5% 하락한 온스당 4115.26달러에 거래됐다.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 8월 이후 일간 기준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금 선물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109.1달러로, 전장 대비 5.7% 하락했다. 

올해 들어 국제 금 가격은 60% 가까이 급등하며 상승세를 지속해 왔다. 전날에도 현물 기준 온스당 4381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급락세는 최근 미국 기업들이 3분기 호실적에서 비롯됐다. 미국 기업들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주식 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됐고, 이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위축시켰다.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에 따른 매도세가 이어지며 금값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갈등 완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긴장이 완화되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주요 금 매수국인 인도가 힌두교 최대 명절인 ‘디왈리(Deewali)’를 맞아 휴장하면서 유동성이 줄어든 점도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또 미국 달러화 강세가 겹치며 다른 통화 보유자 입장에서 금의 상대적 가격 부담이 커진 점도 낙폭을 확대시켰다는 평가다. 

국제 금값의 하락세 속 국내 금값은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 1g 가격은 전장 대비 1만4090원(6.8%) 떨어진 19만483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개장 뒤 추가 하락해 9시 8분 7.35% 내린 19만357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국내 금값이 국제 금값보다 더 큰 하락폭을 기록한 것은 ‘김치 프리미엄’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금값은 지난 15일 국제 금값보다 18.55% 비싼 수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금값 하락이 일시적인 조정일뿐 추세적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의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의 수키 쿠퍼 분석가는 “이번 하락은 기술적 조정에 불과하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금 가격 상승 요인이 더 클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몇 달 사이 금 투자자층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이번 조정을 통해 시장의 내구성이 시험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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