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의 신인 정우주가 플레이오프(PO) 4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에 신인에게 무거운 짐이 지워졌다. 정우주가 가을야구에서 신인 돌풍을 일으킬지, 그저 오프너일 뿐일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한화와 삼성 라이온즈는 22일 오후 6시 30분 PO(5전3선승제) 4차전을 치른다. 한화는 정우주, 삼성은 원태인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한화는 전날 열린 3차전에서 5-4로 승리,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섰다. 이제 한화는 1승만 보태면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손에 넣고, 벼랑 끝에 볼린 삼성은 남은 두 경기를 다 이겨야 한다.

원태인의 4차전 선발은 이미 내정돼 있었지만, 정우주는 김경문 한화 감독이 고심 끝에 내놓는 카드다.

   
▲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한화의 선발 중책을 맡은 정우주. /사진=한화 이글스 SNS


한화가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지만, 3차전까지 치르면서 믿었던 선발 투수들은 모두 무너졌다. 1차전 선발 코디 폰세가 6이닝 6실점(5자책점), 2차전 라이언 와이스 4이닝 5실점, 3차전 류현진 4이닝 4실점으로 줄줄이 부진했다.

그럼에도 한화가 1, 3차전을 이겨 2승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은 불펜으로 기용된 문동주 덕분이었다. 시즌 11승을 올리며 선발투수로 활약한 문동주를 포스트시즌에는 불펜으로 돌려 약점인 구원투수진을 보완했다. 문동주는 1차전에서 흔들린 폰세를 구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고, 3차전에서는 6회부터 9회까지 4이닝을 무실점 봉쇄해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문동주가 불펜으로 빠짐에 따라 4차전 선발을 정우주가 맡게 된 것이다. 일단 정우주는 '오프너'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우주는 시즌 51경기 등판해 3승 3홀드, 평균자책점 2.85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 한화 신인 중 유일하게 PO 엔트리에 들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구원 투수로 나섰고 선발 경험은 단 두 번뿐이다. 9월 1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처음 선발 등판해 2⅓이닝만 던졌고(2실점), 9월 29일 LG 트윈스전에 한 번 더 선발로 나서 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런 정우주에게 4차전 선발을 맡기는 것은 그나마 불펜진 가운데 선발 경험이 있고, 신인다운 패기로 씩씩한 피칭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정우주는 PO 2차전 5회초 1사 1, 3루에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 강민호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만루로 몰렸으나 류지혁을 헛스윙 삼진, 김지찬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없이 막아 인상적인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정우주는 이날 4차전 선발 등판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버텨주는 것이 우선적으로 주어진 특명이다. 문동주가 3차전에서 4이닝이나 던졌기 때문에 이날은 등판할 수 없다. 정우주 다음에 기용할 수 있는 불펜 자원은 김범수, 황준서, 한승혁, 주현상, 김서현 등이다. 한화가 박빙의 리드를 할 경우 폰세나 와이스의 구원 투입도 생각해볼 수 있는 카드지만 등판 여부는 미지수다.

정우주가 기대 이상의 호투로 가을야구에 돌풍을 일으키며 승리를 이끌고 4차전에서 시리즈 승부를 끝내는 것, 한화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 원태인이 1승 2패로 뒤져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을 구하기 위해 4차전 선발로 출격한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SNS


패하면 탈락하는 삼성은 원태인이 반격의 필승 카드가 되기를 바란다.

원태인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토종 에이스'다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역투로 삼성의 3-0 승리와 준PO 진출을 이뤄냈다.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승 1패로 맞선 3차전 선발을 맡아 6⅔이닝 1실점으로 PO행에 결정적 승리(삼성 5-3)도 안겼다.

이번 가을야구 2경기 등판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평균자책점 0.71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원태인은 삼성이 가장 믿는 선발 카드다.

원태인은 두 번의 등판에서 체력 소모가 많아 등판 일정을 조금 미뤘다. 13일 준PO 2차전 이후 9일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데, 컨디션을 얼마나 회복했을지가 관건이다. 큰 승부에 강한 원태인이 4차전을 잡아주고 최종 5차전으로 끌고가는 것, 삼성이 기대하는 업셋 한국시리즈 진출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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