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효성·LS, 생산능력 확대 위한 투자 속도
제품 고도화 위한 R&D 투자까지 늘리면서 경쟁력 제고
전력기기 수요 지속 증가에 선제 대응…추가 수주 기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전력기기 3사(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가 설비는 물론 연구개발(R&D) 투자까지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설비 투자를 통해서는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R&D를 통해서는 제품을 고도화하며 기술 경쟁력과 수주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이미 수년치 일감을 확보한 전력기기 3사지만 이러한 투자를 통해 추가 일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중장기적인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765kV 초고압변압기./사진=효성중공업 제공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기기 3사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먼저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 변압기 공장, 미국 앨라배마 변압기 공장에서 증설에 나섰으며, 청주에는 배전반 공장을 신설한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414억 원의 설비 투자를 집행했으며, 2027년까지 5149억 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도 올해 6월 창원 변압기 공장 생산능력을 증설한 데 이어 미국 멤피스 공장에서도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 미국 멤피스 공장 증설에 969만 3000달러(약 138억 원)를 투입했으며, 내년 말까지 3970만5000달러(약 568억 원)를 투자한다. 

올해 7월에는 창원에 HVDC(초고압 직류송전)용 변압기 공장 신설을 위해 2538억 원 투자를 결정했으며, 9월에는 창원에 수출용 초고압차단기 전용 생산공장을 신축에 1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인도 푸네 차단기 공장 증설도 추진 중이다. 

LS일렉트릭도 HVDC 변압기 증설에 나서면서 올해 상반기 673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4분기까지 증설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며, 하반기 동안 1747억 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설비 투자 이어 R&D 투자도 확대

전력기기 3사는 설비 투자에 이어 R&D 투자도 늘리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상반기 427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34억 원보다 27.8% 늘어난 수치다. 

효성중공업도 올해 상반기 215억 원을 투자했으며, 전년 동기 202억 원보다 6.4% 증가했다. LS일렉트릭은 같은 기간 813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상반기 692억 원 대비 17.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력기기 3사는 R&D 투자를 늘리면서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물성유·합성유를 열연유로 사용하는 친환경 변압기, 저소음 초고압 변압기, 고압 배전반 개발 등에 주력하며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비 투자에 이어 R&D 투자까지 늘리고 있는 것은 기술 경쟁력 확보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고효율·고품질 전력기기 공급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 효성중공업의 420kV 초고압차단기./사진=효성중공업 제공


◆일감 추가 확보 기대…“성장가도 달린다”

전력기기 3사의 투자 효과는 글로벌 수주 경쟁력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제품 고도화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대응력을 높이고, 고객 맞춤형 설루션 제공을 통해 수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시기적절한 설비 투자는 공급 확대와 납기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전력기기 3사는 이미 3~5년치 일감을 확보하면서 기존 생산라인만으로 추가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8조7115억 원, 효성중공업은 13조3450억 원, LS일렉트릭은 약 3조7000억 원에 달한다. 

AI 시대로의 전환으로 인해 전력기기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수주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확대, 스마트그리드 구축, 재생에너지 연계 설비 증가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설비 투자 완료 시 추가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생산능력 확충과 제품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감을 더 확보하게 되면 매출과 수익성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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