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영웅이 삼성 라이온즈의 '영웅'이 됐다. 동점 3점 홈런과 역전 3점 홈런을 연타석으로 터뜨려 벼랑 끝 팀을 구해냈다.

삼성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에서 7-4로 역전승했다. 0-4로 뒤지던 경기를 김영웅의 홈런 두 방으로 뒤집고 짜릿하게 따낸 승리였다.

이로써 삼성은 2승 2패를 만들어 시리즈를 최종 5차전으로 몰고갔다.

   
▲ 동점 3점포와 역전 3점포를 연타석으로 터뜨려 삼성의 4차전 승리 '영웅'이 된 김영웅. /사진=삼성 라이온즈 SNS


한화는 신인 정우주의 선발 3⅓이닝 무실점 호투와 문현빈의 홈런 포함 4타점 활약으로 중반까지 4점 차로 앞섰다. 하지만 불펜진이 난타 당하며 허망한 역전패를 당했다.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24일 장소를 다시 한화의 대전 홈구장으로 옮겨 펼쳐지는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행 마지막 일전을 벌이게 됐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있는 LG 트윈스는 두 팀의 혈전이 반갑기만 할 것이다.

5회까지는 완전히 한화의 분위기였다. 이날 이기면 PO를 마무리짓는 한화는 '어쩔 수 없이' 선발로 내세운 올해 신인 정우주의 눈부신 호투로 힘을 냈다. 포스트시즌 들어 문동환의 불펜 전환으로 '오프너' 성격으로 마운드에 오른 정우주는 4회말 1사까지 3⅓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했다.

어차피 선발 경험이 많지 않고(시즌 2차례) 많은 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는 정우주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의 피칭과 결과를 냈다.

   
▲ 선발 3⅓이닝 무실점 호투한 한화 신인 투수 정우주. /사진=한화 이글스 SNS

한화가 1회초 선취점을 냈다. 1사 후 리베라토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문현빈이 삼성 선발 원태인으로부터 우중간을 꿰뚫는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정우주의 호투로 리드를 이어가던 한화는 5회초 홈런포로 달아났다. 선두타자 최재훈의 안타 후 심우준의 희생 번트 때 타구를 잡은 원태인이 1루 대신 2루로 송구한 것이 늦어 세이프가 됐다. 야수 선택으로 무사 1, 2루가 되자 손아섭의 보내기번트로 주자 2, 3루를 만들었다. 

리베라토가 2루수 땅볼을 쳐 2아웃이 된 다음 문현빈이 원태인을 우월 3점홈런으로 두들겼다. 4-0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한화가 4점 차를 지키기만 하면 한국시리즈로 갈 수 있었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정우주가 물러난 후 불펜을 가동한 한화는 김범수(⅔이닝), 박상현(1이닝)이 이어던지며 5회까지는 실점 없이 잘 막았다.

삼성이 6회말 반격의 기치를 올렸다. 한화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한 황준서로부터 선두타자 김지찬이 우중간 3루타를 때려낸 것이 반격의 신호탄이었다. 김성윤의 볼넷으로 무사 1, 3루가 되자 구자욱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쳐 한 점을 만회했다.

   
▲ 6회말 3루타를 치고 나가 구자욱의 적시타로 득점을 올린 김지찬. 이 득점을 시작으로 삼성의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SNS


4-1로 추격 당하면서 무사 1, 2루 위기가 이어지자 한화는 김서현을 구원 투입했다. 김서현은 한화의 주전 마무리지만 시즌 막판 좋지 않았고 지난 1차전에서 9회 3점 차 리드에서 등판했다가 홈런을 맞는 등 2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부담이 덜한 중간 계투로 나선 것. 그러나 삼성의 '영웅' 김영웅이 김서현을 무너뜨렸다.

디아즈가 2루수 땅볼 아웃돼 1사 1, 3루가 된 상황에서 김영웅이 김서현의 빠른 공을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단번에 4-4 동점을 만드는 한 방이었다.

4점 차를 따라붙은 삼성의 기세가 치솟았고, 한화는 위축됐다. 7회말 1사 후 구자욱과 디아즈가 한화 6번째 투수로 등판해 있던 한승혁으로부터 사구와 볼넷으로 걸어나가 1, 2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김영웅이 타석에 들어서 한승혁의 초구를 거침없이 받아쳤다. 타구는 또 한 번 우측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연타석으로 터진 역전 3점 홈런이었다. 삼성은 7-4로 경기를 뒤집었다.

원태인이 5이닝 4실점하고 물러난 후 삼성은 가라비토를 구원 등판시켰는데, 가라비토가 2이닝을 잘 막아주는 동안 대거 7점을 몰아내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와 달리 삼성은 가라비토의 2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호성이 8회초, 김재윤이 9회초를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불펜이 리드를 지켜냈다.

홈런 두 방 포함 3안타 6타점의 '미친 타격'을 한 삼성 김영웅은 반짝반짝 빛났고, 선제 적시타와 홈런으로 4타점을 올린 한화 문현빈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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