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한 가운데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소폭 인상됐다. 기준금리 인하 흐름이 지연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데 따른 영향이다. 대출금리 역시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해 적용되는 규제요인과 맞물리며 당분간 높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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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한 가운데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소폭 인상됐다./사진=김상문 기자 |
27일 금융권 및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기준금리 인하 흐름이 지연되면서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은행채(AAA) 1년물 금리는 지난 8월 14일 연 2.49%에서 최근 2.58%까지 올라섰다. 금융채 5년물(AAA) 역시 2.87% 수준에서 2.98% 안팎으로 상승하는 등 단기·장기 지표금리가 모두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해 은행들이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소폭 인상하고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 22일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55%에서 2.60%로 인상했다. 지난 7월 2.45%의 최고금리를 제공했던 해당 상품은 시장금리 인상을 반영해 지난달에 이어 이달 두 차례 인상됐다. 이에 앞서 케이뱅크도 지난 15일 코드K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 금리를 2.50%에서 2.55%로 조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1년 만기 금리를 0.10%포인트(p)씩 올려, 각각 2.60%, 2.80%로 상향했다.
시장금리 상승은 단순히 예·적금 금리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은행의 조달비용이 늘어나면 대출금리도 오르게 된다. 은행은 예금이나 금융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때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면 예금금리도 오른다. 하지만 조달 비용증가와 예금금리 상승을 그대로 두면 이자마진이 줄어들게 되므로, 이를 유지하기 위해 대출금리도 함께 인상되는 구조다.
여기에 4분기 예·적금 만기 집중 등 계절적 요인과 가계부채 총량 관리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대출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24일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0~5.69%로, 지난 8월 3.46~5.57% 대비 0.12~0.14%p 올랐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코픽스(COFIX) 연동 기준으로 올랐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16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반영된 코픽스 금리가 인상되면서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전월 대비 0.03~0.05%p 오르는 등 대출금리가 상향 조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금리 상승과 계절적 요인, 정부의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대출금리는 연말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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