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부동산·주식 가격 상승으로 투자 열기가 극에 달하면서, 가계가 가용할 수 있는 자산을 총 동원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에서만 요구불예금이 한 달 새 20조원 가량 급감했고,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은 7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한 가운데, 재테크족들이 위험부담을 안고 '고위험 고수익' 자산시장 투자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지난 23일 기준 649조 5330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 669조 7238억원 대비 약 20조 1908억원 급감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8779억원씩 인출된 셈인데, 지난해 7월 29조 1395억원 감소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추세대로라면 이달 말까지 약 27조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언제든지 조건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시중에 대기 중인 유동자금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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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부동산·주식 가격 상승으로 투자 열기가 극에 달하면서, 가계가 가용할 수 있는 자산을 총 동원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에서만 요구불예금이 한 달 새 20조원 가량 급감했고,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은 7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한 가운데, 재테크족들이 위험부담을 안고 '고위험 고수익' 자산시장 투자에 뛰어드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요구불예금이 대거 이탈한 것과 달리 은행권 가계대출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3일 기준 765조 9813억원을 기록해 이달에만 약 1조 8864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증가폭 1조 1964억원을 이미 훌쩍 넘어선 수치다. 구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약 1조 2183억원 증가한 610조 2031억원을, 신용대출 잔액도 약 7134억원 증가한 104조 521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달 가계대출 중 눈에 띄는 건 신용대출이다. 신용대출은 이달 7100억원 이상 증가했는데, 지난달 2711억원 감소에서 급반등한 실적이다. 특히 신용대출의 일환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달 말 38조 7893억원에서 39조 3202억원으로 약 5309억원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5704억원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사실상 은행으로 새로이 유입된 자금보다 유출된 자금이 급증한 셈인데, 대체로 부동산이나 증시로 이동한 모습이다. 특히 증시 활황에 따른 '코스피 4000' 현실화를 기대한 투자자금이 대거 증시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실제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역대급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4조 4220억원으로 전월 말 23조 4928억원 대비 약 9292억원 급증했다. 이에 신용융자 잔액은 2021년 8월 9일 이후 약 4년 만에 24조원을 넘어섰다. 그만큼 개인들이 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유동자금 성격인 요구불예금이 최근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는데, 이와 함께 마이너스통장 개설도 급증하고 있다"며 "부동산 계약금·중도금을 마련하거나, 미국·국내 증시, 가상자산 시장 활황 등을 의식해 투자용으로 대거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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