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가 류현진을 선발로 내세운 한화 이글스에 역전승을 거뒀다. 1, 2차전을 모두 잡은 LG는 우승확률을 90.5%로 끌어올렸다.

LG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에서 한화를 13-5로 대파했다. 초반 0-4로 뒤지던 경기를 무서운 화력으로 뒤집었다.

   
▲ LG가 잠실 홈구장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한화에 연승을 거뒀다. /사진=LG 트윈스 SNS


전날 1차전에서 8-2로 이겼던 LG는 홈에서 2연승을 거두고 기분좋게 대전으로 향하게 됐다. 역대 KS에서 초반 2연승을 올린 팀의 우승 확률은 90.5%(21번 중 19번)에 이른다. 더군다나 정규리그 1위팀이 먼저 2연승한 13번의 사례에서는 모두 우승했기 때문에 LG가 2년 만에 다시 통합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이졌다.

한화는 선발 류현진이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한데다 불펜진도 LG 타선을 감당하지 못해 많은 실점을 했다. 원정 2연전을 모두 내준 한화는 대전 홈에서 열리는 3~5차전에서 반격을 노려야 한다. 두 팀은 28일 하루 쉬고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3차전을 치른다.

LG는 선발 투수 임찬규가 3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5실점(4자책)으로 부진해 초반에는 한화에 뒤젔다. 하지만 타선이 화끈하게 터져 일찍 역전에 성공했고, 달아나는 점수도 계속 뽑아냈다. 역전한 후에는 불펜진이 무실점 이어던지기로 한화의 추격을 봉쇄했다.

박동원이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 문보경이 4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둘이 무려 9타점을 합작해 승리를 이끌었다.

1회초만 해도 완전히 한화의 분위기였다. 선두타자 황영묵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1아웃이 된 후 문현빈이 임찬규를 투런홈런으로 두들겼다. 이어 노시환이 백투백으로 솔로홈런을 날렸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2사 후에는 손아섭의 2루타에 이은 하주석의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태 처음부터 4-0 리드를 잡았다.

   
▲ 박동원이 3회말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SNS


한화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LG가 2회말을 빅이닝으로 만들며 단번에 경기를 뒤집었다.

김현수와 문보경의 안타, 오지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엮었다. 박동원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쳐 추격을 시작했다. 다음 타자 구본혁이 친 타구가 투수 류현진의 다리 맞고 굴절돼 1-2루 사이로 향하는 안타가 되면서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인해 4-4 동점이 됐다.

빅해민의 희생번트로 찬스를 이어간 LG는 홍창기의 우중간 적시타로 5-4 역전에 성공했다.

LG 타선의 류현진 공략은 3회말에도 계속됐다. 2사 1루에서 박동원이 이번에는 류현진을 투런포로 두들겼다. 7-4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결국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랐던 류현진은 3이닝 7피안타(1홈런) 1볼넷 7실점하는, 개인 포스트시즌 최다실점 불명예 기록을 남기고 3회까지만 던진 후 일찍 강판했다.

한화가 4회초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 볼넷 2개와 LG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으로 1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LG는 임찬규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리베라토가 내야 플라이로 물러나 투아웃이 됐고 문현빈이 LG 두번째 투수 김영우로부터 볼넷을 얻어 밀어내기로 한 점을 만회했다.

5-7로 점수 차가 좁혀지고 계속된 만루에서 노시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동점 내지 역전이 기대되는 장면이었다. LG는 불펜 필승 카드 김진성을 긴급 구원 투입했다. 김진성이 노시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LG는 한숨 돌렸고, 한화의 추격 흐름은 끊겼다.

   
▲ 문보경이 4회말 2사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를 날린 후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문보경은 이 외에도 홈런을 날리는 등 5타점이나 올리며 LG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LG 트윈스 SNS


위기를 넘긴 LG는 4회말 2사 만루에서 문보경이 우측 담장 상단을 때리는 싹쓸이 2루타를 작렬시켜 10-5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4회 각각 만루 찬스를 잡았을 때 장타 한 방의 유무에 따라 두 팀의 희비는 갈렸다.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운 가운데 LG는 7회말 한화 3루수 노시환의 송구 실책으로 한 점을 보태고, 8회말에는 문보경이 한화 7번째 투수 정우주로부터 좌월 투런홈런을 뽑아내 대승을 자축했다.

   
▲ 김진성이 위기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불을 끄고 승리투수가 돼 한국시리즈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을 세웠다. /사진=LG 트윈스 SNS


4회초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불을 끈 김진성은 5회초까지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만 40세 7개월 20일이 된 김진성은 KS 최고령 승리 투수 기록을 세웠다. 가득염이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 소속으로 2008년 두산 베어스와 KS 4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며 작성한 39세 29일의 종전 기록을 넘어섰다.

홈런 포함 혼자 5타점을 쓸어담은 문보경은 2차전 MVP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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