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리인하 지연 속 시중 유동자금이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몰리는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지난 27일 사상 첫 4000을 넘어서며 '꿈의 사천피(코스피 4000)' 시대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저위험을 선호하는 안정지향형 재테크족 마저 2%대 금리의 은행 예금에 회의감을 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코스피 지수에 연동해 지수 상승률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은행 지수연동예금(ELD) 상품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원금을 보장해주는 동시에 기대수익률도 가입자에 따라 최고 10%대를 보장받을 수 있는데, 10월 누적 판매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실적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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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하 지연 속 시중 유동자금이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몰리는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지난 27일 사상 첫 4000을 넘어서며 '꿈의 사천피(코스피 4000)' 시대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저위험을 선호하는 안정지향형 재테크족 마저 2%대 금리의 은행 예금에 회의감을 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코스피 지수에 연동해 지수 상승률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은행 지수연동예금(ELD) 상품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10월 누적 판매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실적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ELD 상품 판매액은 이달 23일까지 누적 8조 8341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판매액을 경신했다. 5대 은행은 지난해 연 7조 3733억원의 ELD 판매액을 기록했는데, 이미 전년 대비 1조 50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추가로 올린 셈이다. 연말까지 2개월 이상 남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실적은 눈길을 끈다. 5대 은행의 ELD 판매액은 지난 2022년 1조 7751억원, 이듬해 2조 2303억원 등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시중 유동자금을 뜻하는 '은행 요구불예금'의 흐름에 견줘 매우 대조적이다. 5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지난 23일 기준 649조 5330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 669조 7238억원 대비 약 20조 1908억원 급감했다. 하루 평균 약 8779억원씩 인출된 셈인데, 지난해 7월 29조 1395억원 감소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추세대로라면 이달 말까지 약 27조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전반적인 수신자금 급감에도 불구, ELD가 흥행하는 건 원금보장과 높은 수익률을 누릴 수 있는 까닭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LD는 만기유지 시 원금과 최소 약정 이자는 보장받으면서도 지수 변동에 따라 높은 추가 수익률을 누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고객이 맡긴 예금(원금)은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예금을 통해 확보한 이자 일부를 증권사가 발행하는 주가지수연계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구조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이 판매 중인 '세이프지수연동예금 KOSPI200 상승형 25-24호(1년)'은 원금을 보장해주면서도 기준가격(11월6일 코스피200 종가) 대비 장중 15%를 초과 상승한 적이 없고, 만기가격(2026년 11월3일 코스피200 종가)이 기준가격 대비 상승했을 시, 만기가격에 따라 최고 연 10.6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다만 기준가격이 장중 15%를 초과 상승한 적이 있으면 연 1.00%의 수익률로 확정된다.
하나은행의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고수익추구형 25-20호(1년)'도 만기해지 시 원금은 보장하면서 코스피200 종가의 변동에 따라 이자수익을 연 1.75~6.55% 제공한다. 기준지수(10월 29일 코스피200 종가)를 기준으로 결정지수(내년 10월 26일 코스피200 종가) 대비 상승률에 따라 수익률이 확정되며, 결정지수 확정일(만기 3영업일전)까지 한번이라도 기준지수 대비 20% 미만으로 상승한 경우 최고 6.55%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기준지수 대비 한 번이라도 20% 초과 상승한 경우 연 1.75%의 수익만 제공한다. 결정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같거나 하락해도 연 1.75%만 제공된다.
최고 수익률을 놓고 보면 5대 은행이 시판 중인 정기예금의 1년 수익률을 크게 상회한다. 이날 각사 공시에 따르면 자사 대표 정기예금 상품(△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일괄 연 2.60%를 기록 중이다.
이에 '고위험 고수익'의 주식과 '초저위험 저수익'의 예금에서 각각의 장점을 추려내, 위험도가 낮으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게 은행 ELD의 매력으로 꼽힌다. 다만 증시가 고점에 도달했거나 가파른 상승 국면 초입에 투자할 경우 1년 간 1%대의 이자수익만 거두게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잘못된 투자가 될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 또 ELD 상품은 중도해지 할 경우 이자가 지급되지 않고, 파생상품 매입비용 등으로 인해 중도해지수수료도 발생해 오히려 원금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 호황을 계기로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희망하면서 원금도 보장되길 희망하는 재테크족이 ELD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주가 향방에 따라 기대수익률이 최저를 기록할 수도 있고, 중도해지 시 원금 일부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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