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0%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무분별한 발행은 외환시장 변동성과 자본유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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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에서 세번째)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앞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이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3분기 경제성장률(1.2%) 전망과 관련한 질의에 "(3분기) 소비쿠폰 효과도 있었고 수출도 좋았다"며 "4분기 상황은 지켜봐야겠느나, 현 상황 올해 성장률이 1.0% 이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답했다.
한은이 전날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1.2%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1.2%)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로, 앞서 한은이 8월 발표한 전망치(1.1%)를 웃도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1.2%) 깜짝 성장 이후 2분기(-0.2%) 역성장했다. 이후 3분기와 4분기 0.1% 성장에 머물다 올해 1분기(-0.2%) 다시 뒷걸음쳤다. 이후 2분기(0.7%)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 총재는 "미국 관세 협상에 따라 경제 상황이 변할 것"이라며 "1% 넘게 성장하더라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보다 낮기 때문에 여러 가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해선 "외환 관리를 하는 당국 입장에서 굉장히 걱정스럽다"며 "그냥 도입할 경우 외환시장 환율 변동성과 자본유출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은행을 중심으로 먼저 해 보고, 잘 컨트롤되면 그 다음에 확산하도록 순차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주면 외환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고 해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화 절하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달러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어떻게 규제할지가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과열과 관련해선 "지금 부동산 정책 한두 개를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여당 일각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주장이 부적절하다'는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지적에 "개별 주장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정책을) 계속해서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과 함께 그것(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을 수반하지 않으면 공급 정책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지방 균형 발전이 굉장히 중요한데 너무 많은 곳에 분산하게 되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분산을 하더라도 집중해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 4.5일제' 도입에 대해선 "현재 논의되고 있는 쟁점사항에 대해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법안이 가져올 수 있는 장단점을 고려해 보완책을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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