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11월 쇼핑대목’을 겨냥해 연중 최대 규모 할인행사에 돌입한다. 블랙프라이데이(블프)와 광군제 등 글로벌 쇼핑축제에 맞불 할인을 펼치며 연말 쇼핑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역직구(해외직접판매)’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해외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 |
 |
|
| ▲ 국내 유통업계가 일제히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친다. (왼쪽부터) 신세계 '쓱데이', 롯데마트 '땡큐절', 쿠팡 '쿠가세' 홍보 포스터./사진=각 사 제공 |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롯데, 쿠팡 등 국내 주요 유통그룹과 이커머스 기업들은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잇달아 연다. 신세계는 오는 10월30일부터 11월9일까지 11일간 ‘쓱데이’를 개최한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등 18개 주요 계열사가 참여하는 연중 최대 할인행사로, 올해는 11일간 2조원 규모 물량을 준비해 역대 최장기간·최대규모로 진행된다.
롯데도 주요 계열사별 할인전을 속속 진행한다. 롯데마트·슈퍼는 먹거리와 생필품을 할인하는 ‘땡큐절’을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2주간 연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5일까지 롯데백화점몰에서 ‘슈퍼 엘데이’를 통해 100개 이상 브랜드를 최대 76% 할인한다. 롯데하이마트도 오는 30일부터 11월30일까지 가전 블랙 프라이데이를 표방한 ‘가전절’ 행사를 열고 연중 최대폭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도 할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쿠팡은 오는 11월9일까지 가전·디지털 상품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쿠팡 가전디지털 세일(쿠가세)’을 진행한다. 국내외 100개 이상 브랜드가 참여해 약 3만 개 이상 상품을 선보인다. 100원, 9900원 등 소비자 눈길을 끌기 위한 특가 상품도 마련했다. 네이버도 이날부터 11월11일까지 13일간 ‘넾다세일’을 진행한다. 기존 ‘네이버쇼핑페스타’를 리뉴얼해 할인 혜택과 단독상품 구색 등을 강화했다. G마켓·옥션과 11번가 등 오픈마켓도 11월1일부터 11일까지 각각 ‘빅스마일데이’와 ‘그랜드 십일절’ 행사를 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1월과 12월은 과거부터 연말 쇼핑 수요를 노린 세일이 집중되던 시기지만, ‘직구족’이 늘면서 블랙프라이데이나 광군제 등 해외 쇼핑행사에 비견되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다”면서 “최근엔 고물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필요한 물품이 있어도 세일까지 구매를 유보한 소비자가 많아서, 이들의 지갑을 열만한 혜택을 마련했는지가 각사 실적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대형마트의 경우 내수부진 영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도 제외되며 실적 반등 계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대목’을 앞둔 매출이 기대에 못미친 만큼 파격 할인 상품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내수부진 여파로 주춤했던 실적을 ‘파격 할인’으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국내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력 강화는 ‘역직구(해외직접판매)’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10개국의 역직구 건수는 4912만건, 금액은 23억4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8월 기준 역직구 6117만2000건, 29억300만 달러로 이미 지난해 수치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뷰티와 패션 등을 중심으로 ‘K-브랜드’에 대한 해외 수요가 뚜렷한 만큼, 대규모 할인 행사가 신규 해외 소비자 유입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경기 부진의 돌파구를 해외 시장에서 찾는 유통기업이 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 상공인들이 해외 진출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면서 “이커머스 플랫폼 등을 통해 한국 상품 역직구가 확대되면 이들에게는 새로운 소비 시장이 열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