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역시 '사람'이었다. 연장 18회까지 가는 사투를 벌인 다음날 선발 투수로 등판해 기대에 못 미치는 피칭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연장전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토론토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4차전 원정경기에서 다저스를 6-2로 꺾었다. 이로써 두 팀은 2승2패로 균형을 이뤘다.
전날(28일) 3차전에서 두 팀은 무려 6시간 39분 동안 연장 18회까지 혈투를 펼쳤다. 다저스가 18회말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으로 6-5로 이겼다.
현지 시간으로 밤 12시가 다 돼 3차전이 끝났고, 이날 두 팀은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4차전 맞대결을 했다.
오타니는 18회까지 치른 3차전에서 다저스의 1번 지명타자로 나서 홈런 2방 포함 4안타 5볼넷 3타점 3득점의 경이로운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이날 바로 선발투수로 처음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올랐으니 비현실적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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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론토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다저스 선발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토론토는 4차전을 6-2로 이기며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동률을 이뤘다. /사진=MLB닷컴 홈페이지 |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을 해온 오타니이기에 이날 또 얼마나 놀라운 피칭을 보여줄 것인지 관심이 모아졌다. 오타니는 6회까지는 2실점으로 막으며 호투를 했으나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가 연속 안타를 맞고 주자 두 명을 남겨둔 채 교체됐다. 구원 등판한 투수가 오타니가 남겨둔 주자들을 모두 홈인시켜 오타니는 이날 6이닝 6피안타(1홈런) 6탈삼진 4실점을 기록, 패전투수가 됐다.
오타니는 1번타자를 맡은 타석에서도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치며 전날 홈런 2개, 2루타 2개로 장타로만 4안타를 쳤던 기세가 주춤했다. 체력적인 한계에 '투타 겸업'까지 했으니 더욱 힘들 수밖에 없었다.
반면 토론토 선발로 나선 셰인 비버는 5⅓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혜성은 이날도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들었지만 이날 4차전까지 한 번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한 채 덕아웃만 지켰다.
이날 선취점은 다저스가 뽑았다. 2회말 맥스 먼시의 볼넷과 토미 에드먼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에서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먼저 한 점을 냈다.
3회초 토론토가 홈런 한 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1사 1루에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오타니의 스위퍼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한 점 차 리드를 이어가던 토론토는 7회초를 빅이닝으로 만들었다. 돌턴 바쇼의 안타와 어니 클레멘트의 2루타가 터져 무사 2, 3루 찬스를 엮었다. 여기서 오타니가 강판하고 앤서니 반다가 구원 등판했다. 반다가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토론토는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적시타, 대타 타이 프랭스의 2루수 땅볼 티점으로 2점을 냈다. 게레로 주니어가 고의4구로 걸어나가며 계속된 찬스에서 보 비솃과 애디슨 바저의 연속 적시타가 이어지며 2점을 보태 6-1로 달아났다.
다저스는 9회말 무사 2, 3루의 마지막 반격 기회를 잡았지만 에드먼의 2루수 땅볼 때 한 점을 만회했을 뿐 더 따라붙지 못했다.
두 팀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5차전을 치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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