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경주)김소정 기자]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 간 관세협상 세부 내용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열어 대미투자 방식에서 현금투자는 2000억 달러로 하되 ‘연간 200억 달러’의 상한을 설정하는 관세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두 정상의 오찬확대회의 이후 브리핑을 열어 “한미가 결정한 대미 금융투자 3500억 달러 가운데 현금 직접투자는 2000억 달러로 정했다”며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으로 우리 기업 주도로 보증을 포함한 투자로 추진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현금 대미투자액인 2000억 달러의 투자도 한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양해각서(MOU) 문안에 명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로써)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으며,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특히 신규 선박 건조 시에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금융을 포함해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는 한편,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도 높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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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대통령,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2025.10.29./사진=연합뉴스 | 
                
이번 합의에 따라 그동안 25% 고율 관세가 부과됐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세는 15%로 인하된다. 의약품과 목재에 대해서도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고, 반도체 관세는 주요 경쟁국인 대만과 비교할 때 불리하지 않은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말 한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춰주는 대가로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3개월간 3500억 달러의 대미 금융패키지 중 현금 투자 비중 및 분할 투자 여부, 수익 배분 방식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며 최종 타결이 지연됐다. 
한국은 대미투자 액수의 대부분을 대출, 보증 방식으로 하겠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은 전액 현금으로 선불투자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날 합의된 내용을 볼 때 그동안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던 미국 측의 양보를 우리 정부가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국은 원금 상환 전까지 발생하는 수익은 5대5로 배분하고 추후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실장은 조선업 관련 1500억 달러에 대해 “조선·에너지 협력 펀드는 한국기업 주도로 추진되며, 기업보증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선업 협력과 관련해 양국은 국가안보회의(NSC) 산하 조선협력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 김 실장은 “쌀과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의 추가 개방도 방어했다”고 강조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선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이 대통령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도 타결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취지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극적 타결 배경을 묻는 기자 질문에 김 실장은 ”당시에 협상 과정이었고, 상대방이 있는 거라서 말하기 어려웠지만 대통령이나 3차장이 그런 말을 했다면 우리가 양보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우린 시기 때문에 국익에 소홀할 수 없다는 그 원칙대로 임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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