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3개 계열사 대표 교체…김우석號 건설부문 행보 주목
재무·리스크 관리 전문가, 대형 개발사업 자금조달 시너지 기대
[미디어펜=박소윤 기자]한화그룹이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김우석 한화전략부문 재무실장이 건설부문의 신임 대표이사로 낙점됐다. 지휘봉을 잡게 된 김 내정자는 취임 이후 건설부문의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병행하며 질적 성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김우석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 내정자와 사옥 전경./사진=한화 건설부문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사장단 인사를 통해 한화 건설부문,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한화세미텍 등 3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새로 내정했다. 전문성과 글로벌 사업 역량이 검증된 인물을 전면 배치해 중장기 경쟁력과 지속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건설부문의 새 수장 자리에는 김우석 그룹 전략부문 재무실장이 앉게 됐다. 김 내정자는 30여 년간 한화그룹에 몸담으며 경영·재무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재무통'으로, 그룹 내 자금 운용과 투자 효율화, 리스크 관리에 탁월한 역량을 입증해 온 인물이다. 

특히 대형 인수합병(M&A)과 사업 구조 재편이 활발히 이뤄지던 시기마다 실무를 총괄하면서 경영 안정화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김승모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방산전략담당으로 자리를 옮겨 방산사업의 미래 전략 수립과 신규 성장 동력 발굴을 맡는다. 

김 내정자는 취임 이후 '흑자 기조의 안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 건설부문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22억 원, 30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2년 연속 적자를 냈지만 올 상반기 95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올해 들어 몇 년 간 이어졌던 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향후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 중심의 내실 경영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쌓아온 경험을 고려하면, 향후 건설부문이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에서도 그의 재무 역량이 발휘될 공산이 크다. 한화 건설부문은 잠실MICE 등 조 단위 복합개발사업을 포함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 중이다. 이들 사업은 금융권과의 협업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만큼, 김 내정자의 재무 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신규 수주 부진 등 외형 성장이 다소 둔화된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화 연결 매출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지난해 상반기(8.1%)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룹 내에서 건설부문의 존재감이 급격히 축소된 셈이다. 

또한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은 385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 급감했다. 2분기 기준 신규 수주는 3737억 원으로, 건축·개발 부문 3472억 원, 인프라 부문 265억 원 수준에 그쳤다. 수주잔고 역시 2023년 말 14조5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13조3000억 원, 올해 6월 말 13조 원으로 하락세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화 건설부문은 그룹 안에서 존재감이 다소 약화된 상황이지만, 대표이사가 교체된 만큼 체질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실 경영 기조를 기반으로 향후 외형 확장까지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건설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도 복합개발, 환경, 도시정비 등 강점을 지닌 분야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고려해 수주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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