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국내 항만 물동량이 3분기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체 화물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수출입·환적 증가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과 조기선적 종료 등 대외 변수로 증가 폭은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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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올해 국내 항만 물동량이 3분기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해양수산부는 30일 전국 무역항에서 3분기 총 3억 9,028만 톤의 화물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3억 9,455만 톤)보다 1.1% 감소한 수준이다. 수출입화물은 전년과 같은 3억 3,668만 톤, 연안화물은 7.4% 줄어든 5,360만 톤으로 집계됐다.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보다 0.7% 증가한 790만 TEU로 집계됐다. 수출입 물동량이 0.8%, 환적 물동량이 0.6% 각각 늘었다. 특히 수출은 중국(7.0%) 등지의 물동량 증가로 1.8% 늘었으나, 미국(△5.8%) 등은 감소해 지역별 편차가 뚜렷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추석연휴 기저효과로 일시적 증가세가 나타났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부산항은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609만 TEU를 처리하며 전국 항만 물동량의 77%를 차지했다. 다만 2분기(3.1%) 대비 증가율이 둔화돼 관세 강화에 따른 조기선적 종료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항은 87만 3,000TEU(0.9%↑), 광양항은 50만 TEU(1.5%↓)를 처리했다. 광양항은 유럽향 신규 서비스 유치 효과에도 환적 물량 급감(△38.3%)으로 전체 물동량이 줄었다.
비컨테이너 화물은 2억 5,332만 톤으로 1.5% 감소했다. 주요 품목 중 유류(0.7%↑), 자동차(1.8%↑), 유연탄(6.3%↑)은 늘었으나 광석(△10.3%)과 철강(△14.4%)은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광양항과 울산항의 원유·석유정제품 물량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교역 환경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컨테이너 중심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제한적 개선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미 관세정책 불확실성, 유가 변동, 주요국 제조업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항만별 회복 속도도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4분기 전망은 신중하다. 연말 재고조정 국면과 미 대선 이후 통상정책 변화 가능성이 맞물리며 수출입 물동량이 일시적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원유·자동차·가스 등 일부 품목은 수요 회복세가 이어져 비컨테이너 화물 감소 폭을 완화할 전망이다. 업계는 부산항의 환적 회복 여부와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흐름을 4분기 시장을 가늠할 주요 지표로 보고 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컨테이너 물동량이 상반기에 이어 증가세를 유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항만 물류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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