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현대제철이 글로벌 철강 수요 부진과 건설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며 3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원재료 가격 하락과 제품 믹스 개선 덕에 영업이익은 전분기 수준을 지켰고, 4분기부터는 저가 수입재에 대한 통상 대응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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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사진=현대제철 제공 | 
                        
                
30일 현대제철은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7344억 원, 영업이익 932억 원, 당기순이익 17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1% 증가했다.
현대제철 측은 “건설경기 둔화로 매출은 일부 줄었지만 원재료 가격 하락과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효과로 수익성을 방어했다”며 “4분기부터는 반덤핑 효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 구조도 개선됐다. 부채는 전년 말 대비 1조5275억 원 줄어든 13조8827억 원, 차입금은 3703억 원 감소한 9조3681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은 1891억 원 증가한 19조5226억 원으로 부채비율 71.1%, 유동비율 159.5%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회복했다.
또한 인도 푸네 완성차 클러스터 지역 스틸 서비스센터 완공과 상업 생산 개시, 호주 철강협회 지속가능성 인증 획득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강판 및 건설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철강으로 4분기 시장 대응
현대제철은 4분기에도 내수 시장 안정화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전 사업장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했으며, 저탄소 인증 철강재를 AWS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공급하는 등 친환경·디지털 성과도 거뒀다.
제품 측면에서는 MS강과 3세대 자동차강판 신제품 양산 및 공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완성차사 부품 평가를 진행 중이다. 차세대 모빌리티용 냉연 초고장력강을 통해 자율주행차 구조용 소재를 공급하고 시트레일용 초고장력강은 2026년 초도 공급이 기대된다.
건설 부문에서는 모듈러 주택 확대 대응을 위해 바닥 충격음 저감 기술과 H형강 구조 시스템을 개발했다. 특히 H형강과 C자형 열연재를 접합한 합성기둥 ‘HC 컬럼’을 선보이며 톱다운(Top-Down) 공법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CBAM 본격 시행 및 EU 저율관세할당 대응
현대제철은 고로-전로 복합공정 기술을 통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2023년부터 구축한 EU 요구 수준의 배출량 측정·보고 시스템을 활용해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2026년까지 데이터 관리 체계와 인증 인프라를 고도화해 2027년 CBAM 본격 시행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다만 EU의 저율관세할당(TRQ)에 대해서는 아직 실행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다. 해당 조치는 유럽 의회와 이사회 입법 절차 완료가 필요하며 유럽 자동차 제조협회 등 철강 수입업체들의 반대로 최종 확정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한국 정부 및 철강협회와 긴밀히 협력하며, 제도 시행 전 적극 대응을 요청한 상태다.
김원배 현대제철 영업본부장은 “EU TRQ가 통과될 경우 현재 수출 물량에 대한 세일즈 믹스를 조정할 계획”이라며 “발표된 TRQ를 상회하는 물량은 수익성에 기반해 내수 판매 확대와 수출 지역 다변화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EU 수출 물량 7차 연도는 약 45만 톤 수준이며 이 중 약 40%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체 판매량 대비 이는 약 3% 수준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김 본부장은 “CBAM 본 시행에 맞춰 탄소 배출량 보고 체계를 완비했으며 고객사와 비용 분담 논의도 막바지 단계”라며 “EU 인증서 판매가 2027년으로 연기된 만큼 2026년까지 제도 적응과 협력 체계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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