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가 9회에만 6점을 몰아내며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쳤다. 이제 LG는 1승만 더 하면 한국시리즈(KS) 정상에 오른다.

LG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2025 KBO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 원정 경기에서 7-4로 역전승했다. 8회까지 1-4로 뒤지던 경기를 9회 6득점해 거둔 짜릿한 뒤집기 승리였다. 박동원이 추격의 투런포를 날리고, 김현수가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 '9회의 기적'을 합작해냈다. 

   
▲ LG가 9회 대역전극을 벌이며 한화와 4차전에서 7-4 승리를 거뒀다. /사진=LG 트윈스 홈페이지


이로써 LG는 전날 3차전에서 8회말 6실점하며 역전패(3-7)한 아픔을 고스란히 되갚으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섰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LG는 통합우승을 차지, 2023년에 이어 2년 만에 챔피언 자리를 되찾는다.

한화로서는 끔찍한 역전패였다. 선발 와이스가 8회초 2사까지 무실점 역투를 하고 3-0으로 앞선 가운데 주자 한 명을 남겨두고 물러나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불펜진이 남은 아웃카운트 4개를 잡는 동안 역전을 당했다. 와이스가 물러난 후에만 7점을 내주는 방화쇼로 한화 팬들의 가슴을 무너뜨렸다.

한화는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겨야 26년 만의 우승을 할 수 있는 절망적인 상황에 내몰렸다.

경기 중반까지는 멋진 투수전이 펼쳐졌다. 양 팀 선발 한화 와이스와 LG 치리노스의 호투가 불꽃을 튀었다.

0-0으로 팽팽하던 균형을 한화가 4회말 깼다. 선두타자 노시환의 우익수 쪽 2루타에 이어 채은성의 사구로 무사 1, 2루가 됐다. 착실한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든 다음 하주석의 유격수 쪽 깊숙한 땅볼 타구로 노시환이 홈인해 선취점을 뽑아냈다.

   
▲ 6이닝 1실점 호투한 LG 선발투수 치리노스. /사진=LG 트윈스 홈페이지


치리노스는 4회말 내준 한 점 외에는 추가 실점하지 않고 6회까지 책임졌다.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충분히 제 몫을 하고 물러났다.

와이스는 치리노스보다 더 잘 던졌다. 7회까지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주자를 내보내도 병살을 두 차례나 유도해내며 깔끔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7회말 LG가 불펜을 가동하자 한화가 추가점을 내고 달아났다. 치리노스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장현식이 첫 타자 최재훈을 사구로 내보냈다. 심우준의 투수 땅볼로 최재훈이 2루에서 포스아웃돼 1사 1루가 된 디음 손아섭이 친 타구가 묘했다. 빗맞아 크게 튄 느린 타구가 3루 쪽으로 향하자 3루수 문보경이 잡아 서둘러 1루로 송구한 볼이 악송구가 돼 뒤로 빠졌다. 공식 기록 내야안타와 송구 실책이 되면서 1사 2, 3루가 됐다. 

리베라토가 삼진을 당해 찬스를 무산시키는가 했으나 문현빈이 중전 적시타를 쳐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한화는 3-0으로 달아났다.

3점 차 여유가 생겼지만 8회초에도 와이스가 마운드에 올랐다. 와이스는 연속 삼진으로 2아웃을 잡았지만 신민재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았다. 와이스는 이닝을 끝내고 싶어 했으나 투구수가 117개나 돼 한화 벤치는 투수 교체를 했다.

마운드를 물려받은 김범수가 첫 타자 김현수에게 던진 초구를 얻어맞아 우중간 적시타를 허용했다. LG가 첫 득점을 올리며 1-3으로 추격했다. 이 점수는 와이스의 자책점이 돼 와이스의 이날 투구 성적은 7⅔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이 됐다.

김범수가 다음 타자 문보경에게도 안타를 맞고 2사 1, 2루가 되자 한화는 마무리 김서현을 다시 구원 투입했다. 김서현은 오스틴을 2루수 뜬공 처리하며 8회초는 잘 끝냈다. 그리고 8회말 최재훈의 적시타로 한화가 1점을 보태 4-1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한화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9회초 LG 타선이 불붙었고, 한화 불펜진은 불붙은 LG 타선에 기름을 끼얹었다.

한화로서는 김서현이 또 무너진 것이 무엇보다 뼈아팠다. 전날 한화가 역전승할 때 경기 막판을 책임지고 구원승을 따내 눈물까지 뿌렸던 김서현이 나머지 1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 9회 추격의 투런홈런을 날리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는 박동원. /사진=LG 트윈스 홈페이지


선두타자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동원이 김서현을 중월 투런포로 두들겼다. 4-3으로 점수 차가 좁혀졌다.

김서현은 1아웃을 잡은 뒤 박해민을 또 볼넷으로 내보냈다. 한화 벤치는 더 두고볼 수가 없어 김서현을 강판시키고 박상원을 구원 투입했다. 하지만 기세가 오른 LG 타선을 박상원도 감당하지 못했다.

LG는 홍창기의 안타와 신민재의 1루 땅볼로 2사 2, 3루 찬스를 이어갔다. 여기서 김현수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 5-4로 역전에 성공했다.

불 붙은 LG 타선은 이후에도 문보경의 2루타로 추가점을 냈고, 오스틴이 바뀐 투수 한승혁으로부터 적시타를 터뜨려 한 점을 더 뽑아 7-4로 달아났다.

9회말 마무리로 나선 유영찬은 볼넷 1개만 내주고 1이닝을 무실점으로 요리해 승리를 지켜냈다.

김현수는 8회초 추격의 불씨를 살린 적시타와 9회초 역전 결승타까지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해 승리의 주역이 됐다. 4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도 당연히 김현수의 차지였다.

   
▲ 김현수가 9회 역전 결승타를 때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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