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3년 6월 17일, 영국 버크셔 윈저성에서 열린 가터 기사단 연례 행진에 참여한 앤드루 왕자. (자료사진, AFP=연합뉴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영국의 찰스 국왕이 성폭행 추문에 휩싸인 동생 앤드루 왕자(65)로부터 '왕자' 칭호를 박탈하고 저택 퇴거 명령을 내렸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30일(현지시간) 찰스 국왕이 앤드루 왕자의 칭호를 박탈하고, 그가 거주하는 왕실 소유의 저택에서 퇴거하는 공식절차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앤드루 왕자는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과 과거 성폭행 의혹으로 인해 여론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성폭행 피해자인 버지니아 주프리의 사후 회고록인 『노바디스 걸(Nobody's Girl)』이 출간되면서 촉발됐다.

앤드루 왕자는 주프리를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주프리는 회고록에서 자신이 10대였을 당시 앤드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주프리는 올해 4월, 41세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향후 앤드루는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로 불리게 되며, 지금까지 그가 거주해온 로열 로지(Royal Lodge)에서 나와 개인 거처로 이주해야 한다.

버킹엄궁은 "그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앤드루는 여전히 영국 왕위 계승 서열 8위이다. 이 지위는 법률을 통해 박탈할 수 있지만, 영연방 국가들의 동의가 필요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절차가 사용된 것은 1936년 에드워드 8세의 퇴위 당시였다.

찰스 국왕은 앤드루의 요크 공작(Duke of York), 인버네스 백작(Earl of Inverness), 킬리리 남작(Baron Killyleagh) 등의 작위를 의회 승인 없이 왕실 칙령(Royal Warrant)을 통해 박탈할 예정이다.

버킹엄궁은 성명에서 "국왕과 왕비는 모든 형태의 학대 피해자와 생존자들에게 깊은 애도와 공감을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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