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한 베스트셀러 작가 박지리 작품 최초 영화화, 문단과 영화계 관심 모여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지난 2016년 세상을 떠난 작가 박지리의 소설 '맨홀'이 스크린에 옮겨졌다. 섬세한 감정선과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기대를 모은다.

1985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박지리 작가는 데뷔작 '합체'로 2010년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이후 불과 6년 여의 짧은 집필기간 동안 '맨홀', '양춘단 대학 탐방기', '세븐틴 세븐틴',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등 작품이 잇따라 히트를 치며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대학 시절부터 지병이 깊어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2G폰을 이용해 작품 활동을 하며 대표적인 은둔형 작가로 알려져 오다가 2016년 세상을 떠났다.

   
▲ 영화 '맨홀'의 주요 장면들./사진=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맨홀'은 그런 박지리 작가의 2012년 두번째 소설 '맨홀'을 영화화한 것으로, 응어리진 상처를 삼킨 채 일상을 살아가는 고등학생 ‘선오’가 예상치 못한 사건들을 맞닥뜨리며 딜레마에 빠져드는 심연의 스릴 드라마. 

소설 '맨홀'이 가지고 있는 인물 내면의 심리를 생생하게 포착한 문학적 깊이를 스크린에 옮긴 첫 영화화 작품이다. 한지수 감독은 원작이 지닌 심리적 밀도를 긴장감 있는 서사와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새롭게 재해석하며, 가족의 무심한 용서와 친구들과의 일탈 속에서 무너져가는 ‘선오’(김준호)의 내면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공개된 메이킹 스틸은 영화 속 내밀한 정서를 담아낸 다양한 로케이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무더운 여름날 촬영 현장에서 아역 배우들에게 선풍기를 쐬어주는 한지수 감독의 세심한 배려, 배우들과 함께 모니터링하며 장면의 결을 맞춰가는 진지한 디렉팅의 순간들이 눈길을 끈다. 

또한 대본을 꼼꼼히 살펴보며 몰입하는 김준호 배우의 모습, 서로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교감은 영화 속 강렬한 케미스트리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인다. 작품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강아지 ‘달이’의 스틸은 현장에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에너지를 더하며, 작품이 그려낸 가정의 결을 한층 다채롭게 예고한다.

한지수 감독의 섬세한 시선과 배우들의 몰입이 만들어낸 기대작 '맨홀'은 오는 11월 1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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