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경주)김소정 기자]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 요청한 것과 관련해 “(한반도) 여건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핵잠수함 능력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미국 측과) 논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위 안보실장은 30일 저녁 MBC뉴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발언이 허를 찌르는 요구였다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에 “지난 8월 정상회담 때도 이 문제를 논의했다. 그때 논의가 진전이 없어 이번에 다시 제기한 것이다. 미국에게 허를 찌르는 발언은 아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 안보실장은 “그동안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또 핵을 운반하는 수단을 개발해왔다. 그 중 잠수함이 중요 운반 수단이 돼있다. 더구나 북한은 핵잠수함을 개발한다는 발표까지 한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말씀한 취지는 안보적인 소요에 따라 적극적으로 안보를 튼튼히 하는 자세를 국민에게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발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핵잠 발언’은 미리 준비된 발언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가능성과 관련해 위 실장은 “8월 정상회담 때 이 문제도 논의됐다. 그때 우리가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에서 더 많은 재량을 갖기를 원했고, 미국도 그런 방향으로 논의를 진전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정상 차원에서 이 문제에 직접 관심을 가져주십사 부탁을 다시 드린 거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하면서 양측 실무협의를 통해서 보다 큰 진전을 이루도록 지도하신 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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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29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0.29./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이 타결된 것과 관련해 ‘지렛대’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위 실장은 “사실 전날 밤까지도 난항이었다.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서 이대로라면 이번에 타결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많이 있었는데 다음날 아침부터 다시 소통이 재개되고, 서로 입장 조정이 이뤄져서 극적 타결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 위 실장은 “무엇보다 오랜 우방으로서 그동안 축적해온 동맹에 대한 신뢰와 배려가 아닌가 싶다”며 “그래서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더 이상 지연시키고, 정상회담을 성과없이 만들지 말자는 공감대가 양측에 있었고, 그런 공감대가 작동해서 서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위 안보실장은 오는 1일에 열릴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 및 산업·공급망 협력 강화를 언급하며 힘을 싣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사실) 한중 간 지난 수년동안 관계가 많이 저하돼 가장 어려운 관계까지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 전반을 크게 복원하는 전기를 만들고자 하는 게 중요한 회담 취지이고, 향후 5년간 파트너십을 돈독히 하려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우선 한반도 평화 문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비핵화 문제도 진전시키고, 한반도와 주변 평화 및 안정을 기하고자 하는게 중요한 목적 중 하나”라며 “또 다른 하나는 민생 문제에 대한 협력이다. 서로 민생 문제에 대해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진 분야가 많아서 그 분야의 논의를 통해 서로 협력 관계를 모색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과 이를 계기로 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개인적으로 이번에 북미 회동이 있을 가능성이 적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주변 여건이 그렇게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만날 의지를 표명했고, 다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다음에 돌아와서 만날 기회를 갖겠다고 하니 앞으로 진전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피스 메이커 역할, 우리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다시 협의했기 때문에 그런 기회를 만들어보고 지원하고자 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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