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서율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공급 없는 규제 일변도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혼란과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논란 등으로 정치권은 연일 어수선하다. 그러나 혼돈의 정치 속에서도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흘러가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선거 체제로 전환하며, 내부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당협’을 중심으로 조직위원장을 교체하는 과정에 있다. 또한, 활동이 부진한 당협에 대해 고강도 당무감사도 예고했다. 큰 혼란을 겪은 국민의힘이 당의 인적 쇄신과 체질 개선을 위한 재정비에 나선 셈이다.

 조직위원장 ‘교체’는 당을 대표하는 지역의 ‘얼굴’을 새로 세우는 과정이자, 향후 공천과 선거 전략의 초석이 되는 절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현재 지방선거가 성큼 다가온 만큼 당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면서도 지역 조직 관리에 강점이 있는 인물을 당협에 중점 배치해 당의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자 한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는 현재 각 지역 조직위원장의 인선을 두고 논의 중에 있는데, 과연 그간 국민의힘이 지적 받아온 낡은 정치 관행을 바꿀 수 있을까.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관세협상 합의와 관련한 발언하고 있다. 2025.10.30./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수차례에 걸쳐 ‘혁신’, ‘세대교체’ 그리고 ‘조직안정’을 강조해 왔지만, 기존 정치 네트워크 중심의 인선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비판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가 전당대회 내내 ‘세대교체’를 외쳤고, 그런 기조가 실제 지도부 인사로 구현된 만큼 변화의 바람을 기대해 볼만하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혁신’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왔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이번 조직위원장 인선은 예외가 될까, 아니면 과거의 정치 문법을 답습하는 것에 머무를까. 만일 조직의 안정을 이유로 기존 정치 네트워크 중심의 인선이 이루어진다면, 또 한 번 혁신의 외침은 무의미한 구호에 그치게 될 것이다.

 물론, 당의 입장에서 ‘검증된 인물’을 선호할 이유는 있다. 선거는 냉정한 승부이고, 조직 관리와 선거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젊은 세대와의 공감대를 넓혀가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이 부분을 놓친다면, 당의 구조적 혁신은 미뤄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현재 수도권 지역을 살펴보면, 인구 구성과 정치 지형이 상당 부분 바뀌고 있다. 일자리 문제로 인해 수도권의 젊은 세대 비중이 대체로 높아지고 있는데, 젊은 세대는 정책의 현실성과 변화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편이다. 이런 지역일수록 ‘익숙한 이름’보다는 ‘누가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마주한 현실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당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문제이며, 당이 과거의 정치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조직위원장 한 명 한 명의 선택이 지역뿐만 아니라, 당 전체의 변화를 상징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의힘이 절박한 상황에 있는 만큼, 내년 지방선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선거다. 당의 선거 전략과 목표가 뚜렷해야 하며, 이는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인선의 방향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선언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당이 ‘익숙한 인물’만을 선택한다면, 그것은 단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정당 전체가 과거를 답습한다는 시그널로 읽히고 말 것이다.

 또한, 세대교체를 단순히 ‘세대가 바뀌는 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새로운 감각이 활력을 더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다. 경험과 비전이 함께 숨 쉬는 정치, 그 조화와 균형이 바로 진정한 세대교체다.

 결국 국민의힘의 체질 개선은 용기에서 시작된다. 당 내부의 낡은 정치 문법을 과감히 버릴 결단, 그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송서율/국민의힘 전 부대변인
2025.1.-6. 국민의힘 경제활력민생특별위원회 위원, 2023.3-현재 정책연구단체 Team.Fe 대표, 2024.7.-9. 국민의힘 부대변인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