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 동행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경주의 한 올리브영 매장에서 한국 화장품을 쇼핑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다. 레빗 대변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메디힐 마스크팩, 메디큐브 모공패드 등 13종의 국내 브랜드 제품을 공개했다.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의 쇼핑 인증 장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던 K-뷰티 브랜드의 인기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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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K뷰티 제품 인증샷. /사진=레빗 대변인 인스타그램 캡처 |
31일 한국관광데이터랩 집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약 720만6700명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 기간 올리브영에서 구매한 외국인 고객 수는 596만2700여 명으로 80%를 차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올리브영 매출액은 2조696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한 수치다. 연간으로도 지난해 매출을 넘으며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실적 경신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외국인 고객들이다. 상반기 올리브영 전체 매출 중 70%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했고 그 중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이 26.4%였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자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레빗 대변인이 방문한 경주 황남점은 올리브영이 운영하는 대표 관광상권 매장 중 하나다. 특히 그녀가 구매한 메디힐과 메디큐브는 최근 몇 년간 국내외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며 K-뷰티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했다.
메디힐은 2010년대 중반 마스크팩 붐의 주역으로 자리잡았고 2018년까지만 해도 국내 유통 중심의 브랜드로 평가받았다. 이후 리뉴얼과 글로벌 유통망 확충에 나서며 해외 매출 비중이 40%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약 2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고 올리브영에서는 연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이른바 '1000억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메디큐브는 온라인 기반의 신흥 브랜드로 출발해 전혀 다른 성장 방식을 택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국내 중심의 중소 화장품 브랜드였지만 지난해 매출은 7200억 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95%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730억 원을 기록했다.
메디큐브 대표 제품인 '제로모공패드'는 지난해 아마존 Toners & Astringents 부문에서 장기간 1위를 차지했고, 프라임데이 행사에서는 뷰티 전체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단품 기준 누적 판매량은 1000만 개를 돌파했다. 올리브영에서도 매출이 꾸준히 상승해 200억~300억 원 수준으로 입점 제품 회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보다는 글로벌 플랫폼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며 '테크뷰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업계는 이번 레빗 대변인의 '올리브영 쇼핑 인증'이 브랜드와 유통 채널 모두에 의미있는 홍보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있다. 외국 고위 인사가 한국 H&B 스토어를 직접 방문해 구매한 사례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올리브영 입장에선 K-뷰티의 관문이란 이미지가 강화되고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는 간접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메디힐과 메디큐브 역시 미국 내 검색량과 SNS 언급량이 늘며 해외 소비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각인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경주의 한 매장에서 포착된 쇼핑 인증 한장이 K-뷰티 산업 전반에 화력을 보탠 셈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전통 H&B 강자인 메디힐과 글로벌 디지털 강자로 부상한 메디큐브, 이들을 연결하는 올리브영은 K-뷰티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비춘다"며 "한국 화장품이 세계가 소비하는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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