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원·기술동맹 등 통해 동반성장 꾀해…“업계 불황 함께 넘어야”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지속되는 건설 경기 침체 속 대형건설사들이 협력사와의 상생 경영을 통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맡고 있다. 금융 지원, 안전 교육, 기술 이전, 기술 동맹(오픈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지원으로 업계 불황을 넘어서겠다는 전략이다.

   
▲ 침체된 건설 경기 속 대형건설사들이 다양한 지원을 통해 중소건설사들의 버팀목이 되주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3.3을 기록, 전월 대비 5.1p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CBSI 지수가 100을 밑도는 것은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 경기 동행지표인 건설기성 역시 올해 3분기 18.6% 급락하며,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으로 금융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 건설사'도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건설외감기업 비중은 지난 2020년 33.1%를 기록한 이후 2021년 37.7% , 2022년 41.3% , 2023년 43.7%, 지난해 44.2%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중소 건설사들은 더욱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대출받은 중소 건설업의 부실률은 5.5%, 총 부실액 123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중소 건설업의 부실률은 2020년 1분기 3.2%에서 점차 증가해 지난해 4분기 4.4%까지 치솟았고 올해 1분기부터는 5.4%를 기록하면서 5%를 넘기 시작했다.

이처럼 건설 경기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대형건설사들은 중소건설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GS건설은 지난 30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상생협력 행사 ‘그랑 파트너스 피에스타’를 개최하고 협력사와 소통하고,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현재 GS건설은 협력사 경영안정을 위해 매년 150억 원 규모의 경영지원금과 300억 원의 상생펀드를 운용 중이다. 올해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4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도 출연했다. 

현대건설은 스타트업과 손을 잡고 ‘오픈이노베이션’에 몰두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12개 스타트업을 선정, 실증 테스트에 돌입했다. 실증 결과가 우수한 기업은 후속 계약과 현장 적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조직 경계를 넘어 외부 아이디어·지식을 적극 도입·공유해 혁신을 가속화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를 통해 대기업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스타트업은 자금 지원을 받아 기술력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국토교통부 '2025년 건설사업자 간 상호협력평가'에서 상위 10대 대형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현대산업개발 등 4개 사와 함께 최고 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받으며 이 같은 노력을 증명했다. 협력업자와 공동도급 실적 및 하도급 실적, 협력업자 육성, 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부여하는 등급인 만큼, 건설사들이 얼마나 상생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결과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소건설사들과의 상생 노력은 침체된 건설 경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다양한 전략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업계 불황을 넘어갈 수 있도록 중소건설사들의 든든한 나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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