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SK텔레콤(SKT)이 상반기 유심 해킹 사태 여파로 올해 3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의 신뢰 회복과 거버넌스 안정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SKT는 정재헌 대외협력사장을 신임 CEO(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 첫 법률가 출신 CEO로 조직 내실을 다지고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포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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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SK텔레콤 T타워 전경./사진=SK텔레콤 제공 |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유심 해킹 피해를 겪은 SKT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9781억 원, 영업이익 48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90.9% 감소한 수치다. 김양섭 SKT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례없는 재무실적 악화"라며 "창사 이래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실적은 SKT가 지난 7월 18일까지 해지위약금 면제와 5000억 원 규모의 '고객감사 패키지'를 마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 CFO는 "이동통신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000억 원 감소했다"며 "지난 8월 통신요금 50% 할인 영향이 가장 컸고 멤버십 혜택 강화도 실적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SKT는 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역대 최대 규모인 134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당기 순이익이 적자 전환해 16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KT는 2021년 분기배당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3분기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 CFO는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한 실적 영향과 현금 흐름, 재무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향후 배당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간 실적과 현금 흐름이 최종 집계되는 시점에 성장, 투자 여력과 재무 구조 등 전체적인 균형을 감안해 이사회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해킹사태 수습부터 'AI 기업' 대전환까지 과제 산적… 업계선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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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재헌 SKT 신임 CEO./사진=SK텔레콤 제공 | 
                
해킹 후폭풍이 계속되는 위기 상황 속에서 SKT는 정재헌 대외협력사장을 신임 CEO(최고경영자)로 선임하고 조직쇄신에 나선 모습이다. 그는 SKT 역사상 첫 법조 출신 CEO로, 업계 안팎에서는 법적 리스크 관리와 조직 내실 등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정 신임 CEO는 지난 2020년 SKT 법무그룹장으로 합류해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 △SKT 대외협력사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AI(인공지능)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AI 거버넌스'를 SKT에 정착시킨 인물로 알려졌다. 또 그는 SKT 해킹 사태 이후 고객 신뢰 회복과 정보보호시스템 강화를 주도한 바 있다. 
당장 정 신임 CEO 앞에는 해킹 사태 수습 및 시장의 신뢰 회복, 나아가 'AI 기업'으로의 대전환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현재 SKT는 개인정보위로부터 부과받은 1348억 원 과징금에 대한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며 수천여 명의 가입자가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다수 규제기관도 관리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정 신임 CEO가 법조계 경험을 바탕으로 이 같은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SKT의 AX(AI 전환) 과제도 마무리해야 한다. SKT는 향후 5년간 총 7000억 원을 투자해 제로 트러스트 기반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분산돼 있던 전사 AI 역량을 'AI CIC'로 재편해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회사 안팎에서는 정 신임 CEO가 AI 기본 원칙인 'T.H.E. AI'를 만들었던 만큼 SKT의 신사업 분야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신임 CEO는 다음 달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연례 행사 'SK AI 서밋'에서 'AI 인프라 전략의 넥스트: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2.0'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등을 통해 적극 확장 중인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중심으로 AI 신사업 계획 등을 설명할 전망이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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