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기아가 올해 3분기 고율 관세와 환율 급등 여파로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미국 관세가 온전히 반영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기아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전기차 신차 투입, 생산 효율화 등 지역별 맞춤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31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어 올해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 28조6861억 원, 영업이익 1조4622억 원, 당기순이익 1조422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기아는 "글로벌 하이브리드 수요의 지속적 증가와 전기차 판매 확대 등으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판매 및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면서도 "미국 관세 영향 본격화 및 글로벌 인센티브 증가, 기말환율 급등에 따른 충당부채의 평가손 등으로 손익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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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 하이브리드·EV 판매 호조에도 관세·환율 '직격탄'
기아는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78만5137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쏘렌토와 카니발 등 고수익 RV 차종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13만8009대(10.2%↑)가 판매됐다. 해외에서는 북미(2.3%↑)와 중남미(7.8%↑) 등 주요 시장의 수요가 늘었지만, 서유럽은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일부 모델 단산이 발생하며 감소세를 보였다. 인도 시장은 세제 인하를 앞둔 대기수요로 일시적 감소세를 보였다.
매출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28조6861억 원으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치를 새로 썼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미국의 25% 관세 적용 영향과 판매 보증비 등 판매 관리비 증가로 전년 대비 49.2% 줄어든 1조4622억 원을 기록했다.
윤병렬 기아 IR팀장은 "미국 관세 25% 적용으로 약 1조2340억 원의 이익이 감소했다"며 "관세 영향을 일부 완화하기 위한 미국 시장 내 인센티브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 비용 확대로 연결 기준 인센티브는 전년 동기 대비 2640억 원 증가하며 손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말 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비 증가와 연구·개발(R&D) 비용 등 판매관리비 부담도 영업이익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4.3%포인트 오른 81.1%, 판매관리비율은 1.5%포인트 상승한 13.8%로 집계됐다. 고율 관세에 더해 인센티브 증가와 환율 급등이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 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친환경차 판매는 견조했다. 하이브리드(HEV)는 전년 대비 40.9% 늘어난 11만8000대, 전기차(EV)는 30% 증가한 7만 대로 전체 판매의 26.4%를 차지했다. HEV 중심의 성장세가 일부 마진 방어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 관세 인하로 '숨통'…4분기 반등은 제한적
한미 간 관세 협상 타결로 미국의 대(對)한국 자동차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됐다. 적용 시점은 11월 1일이 유력하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관세 인하에 합의했지만 후속 협의 지연으로 실제 반영이 늦어졌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관세 영향은 3분기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당연히 줄어들긴 하겠지만 그 갭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1월 1일자로 소급 적용이 된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재고분은 이미 25% 관세분을 납부했기 때문에 실제로 (인하된 관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12월 판매에 대한 부분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실제 영향은 내년도에 온전히 나타날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기아는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장과 전기차 신차 사이클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목적기반차(PBV) 신차 출시와 관련한 R&D 투자를 줄이지 않고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신사업과 신규 투자도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RV 중심의 하이브리드 판매를 강화하고, EV5·PV5 등 신차 모멘텀을 통해 친환경차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유연한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유럽에서는 EV3·EV4 등 전동화 라인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인도시장에서는 셀토스 완전변경 모델 출시와 신규 딜러 확충을 통해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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