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니셔티브’,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까지 3개 문서 채택
문안 협상서 수차례 고비…정상회담 당일 새벽에야 실무협상 타결
“국제경제 불확실성 심화...무역 등 포괄적 협력 방향 제시에 의미 커”
[미디어펜=(경주)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 APEC 핵심 현안을 포괄한 ‘경주선언’이 채택됐다. 

또 APEC 최초 명문화된 인공지능(AI) 공동비전인 ‘APEC AI 이니셔티브’와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도 채택됐다.

이 대통령은 경주 APEC 정상회의 폐막 직후 화백컨벤션센터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경주선언’(Leaders’ Gyeongju Declaration)과 ‘APEC AI 이니셔티브’,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 3개 문서 채택 사실을 알렸다.

‘경주선언’은 올해 APEC의 3대 중점 과제인 ‘연결(Connect)·혁신(Innovate)·번영(Prosper)’을 기본 틀로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경주선언에서 회원국들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이 중대한 기로에 서있고, 글로벌 무역체제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인식하며, 경제협력을 계속해서 심화시켜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의제에 대한 논의를 포함해 시장주도적인 방식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통합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회원간의 경험 공유, 역량 강화, 기업 참여, 기술협력 노력을 확대해나가고 국경간 전자상거래 촉진, 적합성 평가 절차의 간소화 등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며 특히 “소상공인·중소기업의 국경간 무역 참여를 촉진하고, AI 도입 및 관련 정책에 관한 자발적 경험 공유를 장려하자”고 했다.

대통령실은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21개 회원들이 무역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포괄적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통해 APEC 회원들은 연대와 협력정신을 복원하고, 아태지역 경제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나갈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선언에 대해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및 APEC의 가치·원칙인 자유무역과 포용성에 대한 도전이 심화된 상황에서 ‘포용적 성장’과 다자 협력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치열하게 맞붙는 사안이다 보니, 문안 협상에서 수차례의 고비를 겪은 끝에 정상회담 당일인 이날 새벽이 되어서야 실무협상이 타결됐다.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념촬영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2025.11.1./사진=연합뉴스

‘경주선언’의 또 다른 특징은 ‘문화창조산업’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성장동력으로 인정하고, 협력 필요성을 명문화한 것이다. 문화창조산업을 명시한 첫번째 APEC 정상문서다. 대통령실은 “향후 우리 K-컬처가 아태지역 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APEC AI 이니셔티브’는 모든 회원이 AI 전환 과정에 참여하고, AI 기술 발전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AI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 촉진 ▲역량 강화 및 AI 혜택 확산 ▲민간의 회복력 있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APEC AI 이니셔티브’는 APEC 최초의 명문화된 AI 공동비전이자, 미국과 중국이 모두 참여한 AI에 관한 최초의 정상급 합의문이다. ‘AI 기본사회 구현’과 ‘아시아·태평양 AI 센터’ 설립 등 우리 정부의 AI 기본정책과 실질적 AI 협력 방안도 반영됐다.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는 APEC 최초의 포괄적 인구협력 이니셔티브다.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역내 공통의 도전과제라는 인식에 따라 만들어졌다.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는 ▲회복력 있는 사회시스템 구축 ▲인적자원 개발의 현대화 ▲기술기반 보건·돌봄 서비스 강화 ▲모두를 위한 경제역량 제고 ▲역내 대화·협력 촉진 등 5대 중점 분야별 정책 방향과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대통령실은 “프레임워크 채택을 통해 미래세대 고용 및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청년역량 강화와 기술혁신을 통해 인구구조 변화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협력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내년 ‘APEC 인구정책포럼’을 개최해 동 분야에서의 역내 협력과 정책 연계 강화를 지속 선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APEC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혁신을 통한 번영, 인류 공동의 미래 대응력 강화라는 공동 목표를 향한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2026년 APEC 의장국은 중국이며, 2027년 APEC 의장국은 베트남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