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경주)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과 11년 만에 한국을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 100여분간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민생 분야 협력을 위해 양국의 전면적인 관계 복원에 합의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 종료 직후 언론브리핑을 열어 "양 정상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한중관계 발전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재명 정부의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대중외교를 통해 한중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했다”면서 “한중관계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양국 정부간 정치적 신뢰를 확보하고, 민간 차원에서도 우호적 신뢰 축적을 병행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한중관계 발전에 부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권피탈 시기 어려움을 함께한 역사적 경험과, 양국 모두의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호혜적 협력의 성격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특히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을 가동해 한중관계 현안 및 지역·글로벌 이슈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한중 경제협력의 구조 변화를 반영한, 수평적 협력에 기초한 호혜적 협력을 추진해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민생 분야의 실질적 협력 성과물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 정상은 이런 한중관계의 자산을 토대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에 뜻을 같이했다고 위 실장은 덧붙였다.
한중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3시 50분부터 100여분간 열렸다. 위 실장은 “양 정상은 한중 간 민생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회담 직후엔 양 정상간 논의된 실질협력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양국 중앙은행간 체결된 5년 만기 70조원 규모의 ‘원-위안화 통화 스와프 계약서’가 체결된 것을 비롯해 양국 정부부처간 체결된 6건의 양해각서(MOU)에 대한 교환식이 열렸다.
한중 간 호혜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장기적 방향성을 설정하는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2026~30)에 관한 MOU’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통한 양국간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뒷받침하는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에 관한 MOU’도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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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방명록 작성을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25.11.1./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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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 ‘실버산업’ 및 ‘혁신창업’ 분야 협력에 관한 MOU, 또 우리 농산물의 중국 수출을 원활히 하는 MOU도 체결됐다.
특히 양국 경찰당국은 초국가 스캠 범죄 대응을 위한 공동대응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도 체결했다.
이외에도 민간간에 중국 언론사와 우리 여러 언론사 간에 교류를 넓히기 위한 MOU가 체결됐다. 대통령실은 이를 통해 양국간 언론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양 국민간 감정적 거리를 좁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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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1./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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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정상회담 공개 모두발언에서 “중국 측은 중한 관계를 중시하고, 대 한국 정책에 있어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시 주석은 "전략적 소통으로 상호 신뢰의 기반을 강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중한 관계를 바라보기를 원한다"면서 "상호 존중 속에서 공동 발전하며, 공통점을 찾고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협력하고 상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국 국민 간 교류를 통해 '민심 소통'을 촉진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중 간 경제협력 구조가 수직적인 분업 구조에서 수평적인 협력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간 호혜적인 협력 관계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더 발전해나가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두 사람이 지방에서 국가지도자로 성장해온 공동의 경험은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중관계의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나가는 좋은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중 양국이 시대에 발맞춘 호혜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데 있어서 역내 평화 안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최근 중북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대북 관여의 조건이 형성되는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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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념촬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2025.11.1./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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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2세션을 주재한 뒤 경주 APEC 폐막을 선언하고 내년 의장국 지위를 시 주석에게 넘겼다.
이후 양 정상은 같은 날 오후 15시 48분 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났다. 국빈방문에 맞춰 양국 정상은 취타대 연주 속에서 입장했으며, 시 주석의 방명록 서명 이후 양 정상이 차례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으며, 의장대를 사열했다.
한편 위 실장은 브리핑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이 중국의 한화오션 자회사에 대한 제재 문제를 두고 생산적인 논의를 나눴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이 문제는 미중 간 무역 분쟁과도 연관이 돼 있다"며 "미중 사이의 문제가 풀려가면, 그런 분위기 속에 한화오션 자회사 제재 문제 역시 생산적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안들에 대해 좋은 논의가 있었다"며 "실무 협의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한한령에 대해서는 "문화에 대한 교류·협력을 많이 하자. 콘텐츠 (협력에) 노력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국내 법적인 규정 등도 고려해야 해서 완벽하게 얘기가 되지는 않았으나 진전은 있었다. 향후 실무적 소통을 통해 조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 용의를 표했다. 양측은 미북대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는 데 있어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가 논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핵잠수함을 건설하려면 미국이 전반적으로 승인해야 한다”며 “저희가 주로 제기했던 건 연료에 관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여러 현안에 걸쳐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는 서로 정치적 신뢰를 공고히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다양한 안보 이슈가 다뤄졌다고만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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