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수익성보다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신약 연구 R&D(연구개발) 비중 확대를 통해 글로벌 경쟁체력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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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사 연구원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사진=픽사베이 |
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약사들이 올해 3분기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도 R&D 비용을 확대 집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수익성을 떠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경영 전략 수준을 넘어 산업 전반의 체질 변화를 반영한다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상반기 R&D 비용을 조기 집행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동아에스티는 3분기 매출 1984억 원, 영업이익 16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은 1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4% 감소했다.
이번 실적에서 영업이익의 감소는 해외사업 부문에서 박카스의 매출 소폭 감소와 이뮬도사의 상반기 재고 영향에 따른 감소도 영향을 줬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지난해 R&D 비용의 상반기 조기 집행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15.4%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3분기 실적으로 매출 3623억 원, 영업이익 55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은 0.1%, 영업이익은 8.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54억 원을 기록했으면 전년 동기 대비 29.9% 증가했다.
한미약품도 R&D 비용에 많은 투자를 감행했다. R&D 투자 비용은 총 623억 원으로 연결기준 매출 비중은 17.2%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제약업계에서 높은 R&D 비용을 투자하는 제약사 중 하나다. 최근에는 비만신약 프로젝트 H.O.P에서 성과를 보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결과에서 중간 톱라인 결과를 공개했는데 우수한 효능 및 안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한미약품은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LA-GLP/GIP/GCG, HM15275)와 신개념 비만치료제(LA-UCN2, HM17321)의 상용화 목표 시점을 각각 2030년, 2031년으로 설정해 임상 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종근당도 수익성은 감소했지만 R&D에 투자하는 모양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 3분기 매출 4331억 원, 영업이익 19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은 6.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1% 감소한 수치다. 최근 △노보노디스크 제약와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국내 공동판매 계약 체결 △바이엘코리아와 만성 심부전 치료제 베르쿠보 국내 독점 판매계약 체결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는 아직 요원하다.
그럼에도 종근당은 외형성장 외에도 중장기 성장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종근당은 올해 상반기에만 R&D에 1595억 원을 투입했으며 이는 매출 대비 9.5%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수익성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겨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종근당 관계자는 “상품 전략 외에도 장기적으로 R&D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관계자는 "대학·벤처기업과 제약사가 협력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신약개발 속도와 성과가 과거보다 빠르게 집적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임상 성공 사례 축적이 경쟁력과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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