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최혜진이 거의 다 잡았던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첫 우승을 놓쳤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부진해 경쟁자들에게 추격을 허용했고, 우승할 수 있었던 퍼팅을 놓쳐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그쳤다.
최혜진은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아시안 스윙' 세번째 대회 메이뱅크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3개로 1오버파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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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뱅크 챔피언십 마지막날 연장전 끝에 역전 당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최혜진. /사진=LPGA 공식 SNS |
최종 합계 18언더파를 기록한 최혜진은 야마시타 미유(일본), 해나 그린(호주)과 동타를 이뤘다. 1~3라운드에서 계속 선두를 지킨 최혜진은 3라운드까지 2위 류옌(중국)에 4타 차로 앞서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날 첫 우승이 눈앞에 다가오자 긴장한 탓인지 좋았던 샷 감각이 뚝 떨어져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1타를 잃었다.
반면 야마시타는 7타나 줄였고, 그린은 4타를 줄여 최혜진을 따라잡았다. 최혜진이 타수를 잃지만 않았어도 우승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2022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최혜진은 아직 첫 우승을 못했다. 이 대회 전까지 LPGA 투어 통산 상금 584만4969달러로 우승하지 못한 선수들 가운데 상금 1위였다. 이번에도 준우승(그린과 공동) 상금 23만7869달러를 받아 누적 상금 600만 달러를 넘어섰으나 '무관의 한'은 그대로 남게 됐다.
먼저 경기를 치른 야마시타가 무섭게 타수를 줄여 합계 18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17번 홀까지 최혜진은 야마시타와 동타였고, 그린은 1타 뒤지고 있었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최혜진은 멀지 않은 거리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가 홀 오른쪽을 훑고 지나가며 우승을 결정지을 기회를 놓쳤다. 그린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 세 명이 동타로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전에서 최혜진은 티샷이 당겨져 옆쪽 10번 홀 코스에 떨어졌다. 여기서 비가 내리는 등 기상악화로 경기가 중단됐다가 1시간 정도 후에 재개됐다.
최혜진은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절묘한 작전을 폈다. 2번째 샷을 18번 홀 쪽으로 넘기지 않고 10번 홀을 역방향으로 치고 나가 티잉 그라운드 부근으로 보내는 선택을 했다. 3번째 샷으로 언덕을 넘겨 18번 홀 그린 위 홀 근처로 보냈다. 야마시타도 스리온 하며 홀 과의 거리가 최혜진과 비슷한 곳으로 보냈다. 그린은 투온을 노린 샷이 그린 옆 벙커 경사면에 떨어졌고, 벙커 탈출을 제대로 못해 경쟁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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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마시타 미유가 메이뱅크 챔피언십 마지막날 8타 차를 따라잡고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사진=LPGA 공식 SNS |
야마시타가 먼저 버디 퍼트에 나섰고 까다로운 라인을 정확하게 읽어 버디에 성공했다. 이어 최혜진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야마시타의 우승이 확정됐다. 최혜진의 첫 우승 꿈은 그렇게 날아갔다.
올해 LPGA 투어 신인인 야마시타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8월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첫 우승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선수는 세계랭킹 1위 지노 티띠꾼과 야마시타 둘 뿐이다.
직전 대회인 BMW 챔피언십 우승자 김세영이 김아림, 티띠꾼 등과 함께 동동 4위(17언더파)에 올랐다.
올해 LPGA 투어 루키 시즌을 보내면서 아직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한 윤이나는 15언더파로 단독 11위에 자리했다. 한 타가 부족해 첫 톱10에 실패했다.
유해란이 공동 13위(13언더파), 임진희는 공동 23위(11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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