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완성차 업계가 10월 내수 시장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 감소에 더해 고금리와 소비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주요 브랜드 대부분이 두 자릿수 감소를 면치 못했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KG모빌리티·한국GM 등 5개사의 10월 총 판매는 67만2005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 감소한 수치다. 특히 내수 판매(10만2364대)는 전년 대비 17.3% 급락하며 모든 업체가 감소세를 기록했다. 해외 판매는 56만8752대로 3.6% 줄었다. 해외 시장에서는 현대차(–4.8%), 르노(–44.1%), GM(–20.0%)이 하락했고, 기아(+2.1%)와 KGM(+26.1%)이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10월 한 달간 전년 동월 대비 6.9% 감소한 35만1753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5만3822대(–17.1%), 해외는 29만7931대(–4.8%)로 나타났다. 영업일수 축소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등 최적의 판매 전략을 통해 판매 확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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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기아는 전년 동월 대비 0.5% 줄어든 26만3904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4만1대(–13.1%)로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는 22만3014대(+2.1%)로 늘었다. 스포티지(4만7341대)와 쏘렌토·셀토스 등 SUV가 글로벌 실적을 이끌었다. 기아는 SUV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용 전기차 라인업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판매 모멘텀을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르노코리아는 전년 동월 대비 42.2% 감소한 7201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3810대(–40.4%), 수출은 3391대(–44.1%)로 모두 부진했다. 주력 차종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E-Tech의 판매 비중이 66%에 달했지만 전체 감소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GM은 지난달 3만9630대(–20.8%)를 판매했다. 내수는 1194대(–39.5%), 해외는 3만8436대(–20.0%)로 집계됐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2만4271대(–18.7%), 트레일블레이저 1만4165대(–22.2%) 등 주력 차종이 모두 감소했다. 회사는 11월 '쉐비 빅 페스타' 등 대규모 프로모션과 서비스 품질 강화로 내수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 증가를 기록한 곳은 KG모빌리티였다. KGM은 10월 한 달 동안 9517대(+2.9%)를 판매했다. 내수는 3537대(–21.5%)로 감소했지만, 수출은 5980대(+26.1%)로 크게 늘었다.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가 독일·튀르키예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유럽 수출을 견인했다. KGM은 무쏘 EV 등 전동화 신차의 글로벌 론칭을 확대하고 고객 중심의 판매 정책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내수 급락이 단기 요인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차량 교체 수요가 줄고, 전기차 보조금 조정 등 정책 불확실성이 소비자 관망세를 키우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월은 영업일수가 줄어든 데다 소비 여력이 악화되며 국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며 "일부 수출형 차종이 전체 실적 하락 폭을 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 프로모션으로 일시적 회복은 가능하지만, 내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으면 올해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며 "수출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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