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롯데웰푸드가 ‘빼빼로 데이’를 앞두고 글로벌 마케팅을 확대하는 가운데, ‘젠슨 황 효과’ 등 뜻밖의 호재가 더해지며 해외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빼빼로 해외 현지 생산을 시작하며 수출 확대의 교두보를 다졌다. 롯데웰푸드는 향후 빼빼로를 매출 1조 원 규모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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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포국제공항 내 편의점에 '빼빼로 데이' 홍보물이 전시된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4일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올해 빼빼로데이 글로벌 캠페인은 국내를 포함해 미국, 인도, 필리핀 등 20개 국가에서 함께 진행된다. 롯데웰푸드는 11월11일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뉴욕, 로스앤젤레스, 하노이, 서울 등 국내외 핵심 거점 도시에서 옥외광고와 오프라인 행사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빼빼로 및 빼빼로 데이 인지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빼빼로 데이를 앞두고 뜻밖의 ‘호재’까지 겹쳤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빼빼로’를 즐기는 모습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젠슨 황 CEO는 APEC CEO 서밋 특별 세션 뒤 기자간담회에서 빼빼로를 먹으며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특히 취재진에게 빼빼로를 나누는 소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표 K푸드로 자리 잡은 ‘불닭’도 초기에는 현지 셀럽들이 해당 제품을 직접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유행으로 이어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젠슨 황은 여느 셀럽 못지않은 인지도를 가진 데다, 빼빼로 외에도 치맥이나 바나나맛우유 등 K푸드도 즐기는 행보를 보여주면서 이들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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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 타임스스퀘어 ‘TSX 브로드웨이’ 빌딩에서 송출되고 있는 빼빼로데이 글로벌 마케팅 캠페인 영상./사진=롯데웰푸드 제공 |
롯데웰푸드는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편의점·대형마트가 관광객들의 쇼핑 장소로 부상하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거리에서 ‘빼빼로 데이’ 마케팅이 활발하게 펼쳐지면서, 외국인 대상 빼빼로 인지도 확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빼빼로 데이’와 ‘나눔 문화’는 빼빼로만의 차별화 요소이자, 롯데웰푸드가 해외 시장 공략에서 핵심 전략으로 삼는 요소기도 하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해외 현지에서 옥외 광고나 페스티벌 이벤트, 샘플링 행사 등을 통해 빼빼로와 빼빼로 데이를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인들이 빼빼로를 주고 받는 것을 문화로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크다”면서 “올해는 이런 모습을 외국인 관광객에게 소개하고, 해외에서 직접 빼빼로 데이를 따라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마케팅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데이’를 글로벌 시장에 확산하기 위해 2020년부터 글로벌 통합 마케팅을 전개해 왔다. 올해는 빼빼로 글로벌 앰배서더로 K팝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를 발탁하고, ‘빼빼로로 사랑을 나누세요(Show your love with PEPERO)’를 캠페인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지인에게 제품을 나누는 캠페인을 통해 해외 소비자들이 직접 빼빼로 데이 문화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빼빼로 통합 마케팅은 빼빼로 해외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2020년 290억 원이었던 빼빼로 수출액은 △2021년 350억 원 △2022년 480억 원 △2023년 540억 원 △2024년 701억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빼빼로 수출액은 약 4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가량 성장했다. 올해 빼빼로 수출액은 약 900억 원, 내년에는 1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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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마닐라 현지 대형 쇼핑몰에서 빼빼로데이 행사가 진행되는 모습./사진=롯데웰푸드 제공 |
빼빼로를 전략 상품으로 육성하는 것은 신동빈 롯데 회장의 역점 사업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에서 “한국과 일본 롯데가 힘을 합쳐 매출 1조 원 규모 글로벌 메가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빼빼로는 ‘원롯데’의 첫 전략 브랜드로, 한·일 롯데는 오는 2035년까지 빼빼로를 ‘글로벌 톱10·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빼빼로 국내외 합산 매출은 2152억 원으로, ‘1조 원 달성’을 위해선 약 5배 가까운 성장을 거둬야 한다. 국내 매출이 △2022년 1440억 원 △2023년 1480억 원 △2024년 1451억 원으로 정체된 만큼, 해외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둬야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 데이’ 문화 수출이 해외 시장 확대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여전히 빼빼로 국내 매출의 절반 정도는 빼빼로 데이 시즌(9월 중순~11월 중순)에 발생한다”면서 “빼빼로 제품이 아닌 빼빼로 데이를 수출하는 것을 근본적인 목표로 삼고, 트렌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미국 등 핵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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