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패닉셀 물량 쏟아지며 낙폭 키워
코스피·코스닥 동반 매도 사이드카 발동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코스피 지수가 5일 하루 동안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한때 3800선까지 밀렸던 지수는 2조원이 넘는 개인의 반발매수세에 힘입어 4000선을 가까스로 사수했다.

   
▲ 코스피 지수가 5일 하루 동안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137.32포인트(2.85%) 내린 4004.42로 장을 끝마쳤다. 

지수는 1.61% 급락세한 4055.47로 출발한 뒤 장 초반 패닉셀 물량이 쏟아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4000선과 3900선을 잇따라 무너뜨렸고, 오전 10시33분께는 전날 대비 6.16% 내린 3867.8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수가 급락하자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36분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를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의 급등락이 현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코스피200선물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5% 넘게 하락하는 현상이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된다.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올 4월 7일 이후 7개월여만이다. 

이어 10시 26분에는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 역시 발동했다.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건 15개월 만이다. 

이날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4.10% 떨어진 10만600원에, SK하이닉스는 1.19% 내린 57만9000원에 장을 끝마쳤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10만원선이 무너졌으나 이내 다시 10만원선을 회복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AI) 관련 대형 기술주가 동반 급락한 충격이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관련한 불확실성 증대 등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시적 숨고르기 수준의 조정일뿐 추세적 하락의 시작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밤 미국 장을 보면서 대비를 해야 할 것 같았는데 실제로 조정을 맞으니 꽤 몹시 아픈 분위기”라면서도 “주식 매도 후 위험관리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구간이란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과거 역대급 강세장이나 불장이라고 해도 고점 대비 10% 내외의 조정은 나왔었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강세 기조 자체가 꺾였다기보다는, 너무 가파르게 올랐던 속도를 조절하는 조정 국면”이라며 “패닉 셀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식뿐 아니라 모든 자산 가격이 단기 과열된 상황에서 차익 실현 압력이 작은 빌미를 만나 나타난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며 “따라서 섣불리 현금을 보유하기보다는 여전히 다양한 자산에 적극적으로 분산 투자해야 하는 국면”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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