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LA FC)이 신인상을 놓친 데 이어 리그 베스트11에서도 제외됐다. 연이은 수상 실패지만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시즌 도중 뛰어들어 짧은 기간 충분히 놀라운 성과를 거뒀고, 아직 가장 중요한 '우승' 기회는 남아 있다.

MLS 사무국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2025시즌 신인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수광의 영광은 샌디에이고FC의 안데르스 드레이어가 차지했다.

MLS 신인상의 정확한 명칭은 '올해의 신입생(Newcomer of the Year)'이다. 해당 시즌 나이 제한 없이 리그에서 새로 뛴 선수들 가운데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드레이어는 선수단, 구단관계자, 미디어가 참가한 신인상 투표에서 총 득표율 74.11%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드레이어는 시즌 34경기 출전해 19골 19도움을 올리며 팀의 서부 콘퍼런스 1위를 이끌었으니 신인상 수상은 당연시 됐다.

   
▲ 손흥민이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MLS 무대를 평정해 나가고 있다. /사진=LA FC 공식 SNS


정작 축구팬들의 더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손흥민의 신인상 득표 2위다. 손흥민은 6.3%의 득표로 2위에 올랐다. 드레이어와 격차가 크지만 손흥민은 8월초 LA FC에 입단하며 MLS에 입성한 후 정규시즌은 약 2개월밖에 뛰지 않았다. 그럼에도 신인상 2위 득표를 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손흥민은 리그 10경기(선발 9차례) 출전해 9골 3도움을 기록했다. 새로운 리그와 낯선 환경에 적응할 시간을 없애고 처음부터 LA FC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잡아 존재감을 발휘했다. LA FC 입단 후 3경기째 출전이었던 8월 24일 댈러스FC전에서 터뜨린 환상적인 프리킥 데뷔골로 '올해의 골'을 수상하는 기염도 토했다. 손흥민 입단 당시 서부 콘퍼런스 5위였던 LA FC는 손흥민의 활약을 앞세워 순위를 3위로 끌어올리며 정규시즌을 마쳤다.

MLS 사무국은 6일에는 2025시즌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로 베스트11을 뽑아 발표했다. 여기에도 손흥민의 이름은 없었다.

손흥민이 리그에서 뛴 기간의 활약상만 놓고 보면 충분히 베스트11에 포함될 수 있었겠지만, 역시 2개월 남짓의 짧은 기간 활약으로는 시즌 내내 활약한 선수들과 경쟁이 될 수는 없었다.

손흥민은 베스트11에 들지 못했지만 LAFC의 팀 동료이자 손흥민과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며 '흥부 듀오'로 불리는 드니 부앙가는 당당히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 손흥민과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며 명활약한 드니 부앙가(오른쪽)가 2025시즌 MLS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사진=LA FC 공식 SNS


부앙가는 올 시즌 24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리오넬 메시(29골·인터 마이애미)에 이어 득점 공동 2위에 오르며 LA FC의 간판 골잡이로 맹위를 떨쳤다. 그런데 손흥민이 합류한 후 손흥민과 호흡을 맟춘 10경기에서 부앙가는 11골을 몰아넣었다. 손흥민이 가세함으로써 부앙가는 상대 수비 견제에서 자유로운 경우가 많았고, 손흥민과의 찰떡 호흡으로 골과 도움을 주고받는 등 공격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부앙가의 베스트11 선정에 손흥민의 지분도 어느 정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베스트11 공격수로는 부앙가, 메시와 함께 신인상을 수상한 드레이어가 선정됐다.

   
▲ 2025 MLS 포지션별 베스트11. /사진=MLS 공삭 SNS

손흥민의 활약은 포스트시즌 펼쳐지고 있는 MLS컵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서부 콘퍼런스 3위 LA FC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3전 2선승제)에서 6위팀 오스틴을 맞아 2연승을 거두고 콘퍼런스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오스틴과 1차전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결승골의 출발점이 되는 패스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에서는 선제골을 넣고 부앙가의 결승골을 도우면서 1골 1도움 활약을 펼쳐 2골 1도움을 기록한 부앙가와 함께 팀의 4-1 승리와 1라운드 통과를 이끈 주역이 됐다.   

콘퍼런스 준결승에 오른 LA FC는 오는 22일 밴쿠퍼 화이트캡스와 단판 대결로 결승 진출을 다툰다. 손흥민과 부앙가 듀오를 보유한 LA FC는 우승 후보 가운데 한 팀으로 꼽히고 있다. 이제 LA FC 입단 3개월밖에 안된 손흥민이지만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돼 있고, 팀은 손흥민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며 MLS컵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손흥민이 보여줄 것은 아직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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