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감귤 부산물, 냄새 잡고 땅심 키우는 친환경 자재로
농진청, 악취 저감·해충 유인·토양 개량 등 자원 순환 기술 개발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감귤즙을 짜고 남은 부산물이 악취를 줄이고 해충을 잡는 친환경 농업 자재로 재탄생한다.

   
▲ 감귤 부산물로 만든 악취제거제./사진=미디어펜


농촌진흥청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감귤 부산물을 악취 저감제, 해충 유인제, 토양 개량제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감귤 부산물 자원 순환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한 해 감귤 생산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4만 톤가량의 부산물이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폐기되거나 사료용으로 단순 처리돼 왔다. 연구진은 이 부산물을 성상에 따라 △액상 부산물(침출수·탈리액)은 악취 저감제와 해충 유인제로 △고체 부산물(껍질·펄프)은 토양 개량제로 활용하는 방안을 개발했다.

감귤 부산물 침출수에 유산균과 효모 등 유용 미생물을 배양해 만든 악취 저감제를 양돈 분뇨 저장조에 투입한 결과,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농도가 각각 91%, 99% 감소했다.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미생물의 자연 작용으로 악취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을 활용한 농가에서는 연간 3700만 원의 소득 증대 효과가 있었으며, 기술가치평가 결과 생산 유발 효과는 40억 원으로 추정됐다.

또 감귤 정유 성분의 90%를 차지하는 리모넨을 이용해 개발한 해충 유인제는 고구마와 인삼, 배의 해충인 큰검정풍뎅이 암컷을 기존보다 45% 더 효과적으로 유인했다. 농가 실증 결과 고구마 피해율이 52%에서 15%로 37%포인트 줄었으며, 리모넨을 부산물에서 직접 추출해 활용하면 원료 비용을 약 70% 절감할 수 있다.

껍질과 펄프를 원료로 한 토양 개량제는 보수성이 기존 자재보다 50% 이상 높고, 작물의 수분 스트레스를 약 90%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작물별로 영양분 함량과 부원료를 달리해 맞춤형으로 제조할 수 있다.

   
▲ 감귤 부산물로 만든 해충유인제./사진=미디어펜


농진청은 앞으로 감귤 부산물 자재의 안전성과 환경성을 검증하고, 산업폐기물로 분류된 감귤 착즙 부산물의 재활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 직무대리는 “감귤 부산물 자원순환 기술은 폐기 비용 절감뿐 아니라 악취 저감, 해충 관리, 토양 개선 등 다방면의 효과로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농산업 부산물 자원화의 혁신 모델로 확산되도록 기술 보급과 산업체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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